기사입력 2010.06.23 19:47 / 기사수정 2010.06.23 19:47
[엑스포츠뉴스] 스포츠는 크게 2종류로 나뉜다. 시간제한 스포츠와 비시간제한 스포츠로 나뉜다. 비시간제한 스포츠는 말 그래도 경기종료 요건이 시간이 아닌 것을 뜻한다. 야구처럼 판정이 그 요건일 수도 있고, 배구처럼 점수가 그 요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시간에 의해서 끝나지 않고 항상 역전의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이에 비해 시간제한 스포츠는 말 그대로 경기종료 요건이 시간이라는 경기이다.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경기는 끝나게 되는데, 축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이 이런 스포츠에 속한다. 이런 부류의 스포츠는 공격의 기회를 동등하게 분배하지 않는다. 때문에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 역전의 가능성이 아주 적다.
하지만, 이런 적은 역전의 가능성이 역전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모두가 시간이 다 되었다고 포기할 때에 득점이 날 수 있기 때문이고, 이 골이 역전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역전골을 허용할 수도 있기에 팬들은 마음을 졸일 수도 있다.
2004/05년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이 전반에 3골을 내주며 패배를 확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에 3골을 만회하며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유로 2008에선 터키가 체코를 종료 15분을 남겨두고 3골을 넣어 역전승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2007년 K-리그에서 인천이 전남을 상대로 종료 5분 직전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넣은 적이 있었다. 또한,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전에서 설기현이 종료 직전에 넣은 짜릿한 동점골도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이렇게 경기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하기에 시간제한 스포츠의 매력은 남다른 면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면을 또 한 번 알려준 경기가 한국과 나이지리아 전이었다.
그야말로 조개와 황새의 싸움에서 엉뚱하게 어부가 이익을 보는 어부지리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또한, 나이지리아는 골을 더 넣기 위해서 미친 듯이 몰아치고 있었다. 원래 앞서 가는 자보다 앞서 가려는 자가 더 의지가 강한 법이니 말이다.
특히 종료 10분을 남겨두고서 퍼붓는 나이지리아의 맹공은 그야말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장을 움츠러들게 했다. 1초가 10초 같았고 10분이 100분 같았다. 축구는 순간에 승부가 갈리는 스포츠이기에 이런 시간의 상대성은 더 강하게 느껴졌다.
단 하나의 기적을 막아야 했던 한국과 단 하나의 기적을 일으켜야 했던 나이지리아. 그러나 결과는 이미 확정되었다. 지난 시간 가슴을 졸이며 16강을 기원했던 축구팬들은 지금 너무나 아슬아슬했던 경기였다며 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그냥 맘 편하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때로는 이런 경기도 있어야 더 즐거운 법이다. 도리어 이런 경기가 그 스포츠의 매력을 잘 알려주는 법이다. 한국의 축구팬들 역시 이 한국과 나이지리아 전의 경기로 그 매력을 잘 느꼈을 것이다. 물론 이 매력은 좋은 경기 결과하고만 함께한다는 것이 옥에 티이지만 말이다.
[글] 김인수
[사진] (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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