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1 09:42 / 기사수정 2010.06.21 09:42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끈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경기가 주심의 어긋난 판정 때문에 최악의 경기로 전락했다.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는 21일 새벽(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G조 조별예선 2차전을 가졌으며 결과는 브라질의 3-1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이날 주심으로 나선 스테판 란누아(프랑스)의 잇따른 오심으로 경기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졌다.
전반 초반부터 란누아 주심은 심한 반칙에 대해서 주의만 줬으며 쓸데없는 곳에서 경기의 흐름을 끊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맥을 빠지게 했다. 또한, 어드밴티지 상황에서는 가차없이 호루라기를 불어 경기를 다시 진행하게 했고 후반 막판 선수들의 충돌을 제어하지 못했다.
- 파비아누의 핸들링 골, 흥분한 코트디부아르 선수들
이날 경기 결과를 가늠한 후반 5분 루이스 파비아누의 추가 득점은 명백한 핸들링 반칙이었다. 그러나 주심은 이를 묵인했다. 득점 과정만 보면 파비아누의 왼발 슈팅은 대회 최고의 골이었다. 공을 띄우는 환상적인 트래핑에 이은 정확한 슈팅은 브라질 특유의 삼바 리듬을 느끼게까지 해줬다. 그러나 리플레이를 통해 살펴보면 파비아누는 자신의 가슴과 어깨를 이용해 교묘하게 트래핑했으며 슈팅에 걸리기 직전에는 팔을 사용해 공을 떨어지게 했다.
이날 파비아누의 두 번째 득점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 중요한 요소였다. 이후 코트디부아르는 맥없이 브라질에 무너졌으며 추가 실점까지 하며 무릎을 꿇었다. 게다가 심판은 파비아누가 골을 넣고 나서 그에게 직접 핸들링 파울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월드컵이란 중요한 대회에서 그것도 16강 진출을 가늠할 수 있는 비중이 큰 경기에서 핸들링 파울로 득점한 선수 중 자신의 잘못을 시인할 대인배는 없다.
란누아 주심의 활약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이날 세 번째 득점을 기록한 엘라누는 상대 수비수가 발을 들어 비신사적인 태클을 가해 부상으로 다니 아우베스와 교체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심판은 명백한 파울에 대해 어떠한 대처도 취하지 않았다. 선수의 발목을 노리고 고의적으로 발까지 들어서 태클을 했음에도, 그는 경고는 물론 주의조차 주지 않았다.
한편, 평소 품행이 바른 선수로 알려진 카카는 후반 종료 직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날 카카는 후반 40분 상대 선수들과 마찰이 있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았으며 후반 43분에는 케이타의 얼굴을 때렸다는 이유로 퇴장 당했다. 그러나 카카는 주심의 판정과는 달리 케이타의 얼굴을 건들지도 않았다. 카카와 마찰을 일으킨 케이타는 걸어가던 카카의 팔꿈치에 가슴이 부딪혔지만,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결국, 주심은 카카가 케이타를 고의적으로 가격한 것이라 판단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보는 이로 하여금 짜증을 유발하는 연기를 펼친 케이타도 놀라웠지만, 어우선한 분위기를 정비하지 못한 채 경기를 과열 양상으로 이끈 주심의 능력도 뛰어났다. 애초 첫 번째 경고부터 미심쩍은 판정인 만큼 주심의 판정에 대한 카카의 반응은 그저 웃음뿐이었다.
이날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은 파비아누의 핸들링 트래핑에 이은 득점으로 자제력을 잃었으며 엘라누의 쐐기 골이 이어지자 망연자실했다. 패배를 직감한 그들은 점점 다혈질적으로 변했으며 디디에 드로그바를 제외한 대다수 선수는 브라질 대표팀에 대한 배려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더구나 주심은 경기 중에 일어난 마찰을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경기장에서 주심은 단순히 자의적인 판정을 내리는 것만이 아니라 경기 분위기에 대해서도 관여할 의무가 있다. 이날 란누아 주심은 카카의 퇴장 직전 전까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의 고의적인 파울이 계속 됐음에도, 이를 묵인했다. 미셸 바스토스의 발목을 노리는 살인 태클도, 엘라누의 정강이를 다치게 한 태클도 카카의 뒷통수를 가격한 야야 투레의 주먹도 마찬가지였다.
[사진= 브라질-코트디부아르전 (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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