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 이재은이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회상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이재은이 출연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1984년 다섯 살에 우연히 참여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서 3위로 입상한 후, CF모델로 처음 데뷔한 이재은. 이제 마흔 살의 나이이지만 데뷔는 35년차다. 깜찍한 외모로 단숨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재은은 아동복 브랜드 모델을 휩쓸면서 인기를 누렸다.
이후에도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아역배우로서 탄탄하게 자리를 다진 이재은은 스무살이 되던 해 성인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영화 '노랑머리'로 파격 변신에 도전했다. 워낙에 귀여운 이미지가 강했던 이재은이기에 그의 노출 연기는 대중에게 적지않은 놀라움을 줬다. 영화 '노랑머리'로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다시 한 번 주목받았지만, 정작 당시에 이재은은 너무나도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었다고.
이재은은 "영화 '노랑머리'는 제게 애증의 작품이다. 최대의 영광과 내 인생의 최악의 괴로움을 맛보게 해준 작품"이라며 웃었다. 이재은은 "지금 나이를 먹고 그 작품에 고마움을 느끼지만 당시에는 몰랐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 심하면 저한테 창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뭐 때문에 그런 소리를 들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를 술안주 삼아 얘기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빨리 돈을 벌고, 빨리 큰 작품을 좀 많이 해서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고 집에서 독립을 하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재은은 한창 전성기던 시절인 27세에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전 남편과 이재은이 바라는 결혼은 달랐다.
이재은은 "저는 빨리 아기를 낳아서 우리 집, 내 가족, 내 식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 사람(전 남편)은 우리가 조금 더 성공하기를 원했다. 제가 원했던 결혼 생활이 아니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너무 외로웠다. 한창 뜨겁게 달려야 할 시기에 결혼을 했는데, 그 삶이랑 바꿔서 이룬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 그러니까 너무 우울해지고, 그러다가는 삶을 놔버릴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이재은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이재은은 아파트 베란다에 서면 충동적인 생각이 자꾸 들어 없던 고소공포증도 생겼고, 또 약물에도 의존하다보니까 순간순간 자신이 한 일도 기억을 못할 때가 있었다고 했다. 이에 공포를 느낀 이재은은 가장 힘들었던 3년의 시간동안에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갔었다고 전하기도.
하지만 이재은은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하고 다시 한 번 힘차게 시작할 것을 다짐했다. 이재은은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저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는 생각으로 해보려고 한다.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정점을 찍어 본 이상,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어'라는 시기가 올 때까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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