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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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를 위한 전술, 디 마리아에겐 독이 되다

기사입력 2010.06.13 11:23 / 기사수정 2010.06.13 11:23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인섭 기자] 메시를 위한 마라도나 감독의 과감한 전술변화는 메시의 빼어난 활약을 불러일으키며 나이지리아전 승리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메시지상주의' 전술은 디 마리아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며 아르헨티나 공격을 단조롭게 만들었다.    
 
12일 밤(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 파크에서 벌어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는 전반 6분에 터진 가브리엘 에인세의 헤딩골로 나이지리아를 1-0으로 물리쳤다. 시종일관 나이지리아를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 수문장 빈센트 에네마의 잇단 선방과 공격진의 마무리능력 부족으로 더 이상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월드컵 준비기간 동안 연마한 그들 특유의 3-4-3시스템으로 경기에 나섰다.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의 공존을 통해 메시에게 보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부여하고 아르헨티나의 취약 지점인 오른쪽 풀백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고안된 시스템이다. 수세 시에는 플랫3를 유지하지만 공세 시, 에인세가 왼쪽 풀백으로 올라가 플랫4로 전환되는 게 그 특징이다.
 
결국, 전술의 성패는 메시와 테베스의 공존으로 양산된 미드필더진의 수비 부담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느냐에 달렸는데 이를 위해선 양쪽 측면 미드필더들의 왕성한 활동력이 보장되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메시는 수비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필드를 드나들며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고 오른쪽 측면수비에서 호나스 구티에레스는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도움으로 양호한 수비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반대쪽 측면에 위치한 앙헬 디 마리아는 자신의 공격 재능을 제대로 펼쳐보이지 못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공격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디 마리아가4-2-3-1의 세자리 왼쪽을 커버해주길 바랬지만, 디 마리아는 과도한 수비부담으로 공세 시, 4-2-3-1의 왼쪽 날개 자리와 4-3-3의 왼쪽 미드필더 자리 중간에 위치하는 어정쩡한 위치선정을 보여줬다.
 
디 마리아의 '어정쩡함'은 단지 위치선정에 그치지 않았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의 볼배급은 어중간한데 위치한 디 마리아에게 향하지 않았고 후반 중반에 시도한 날카로운 슛을 제외하자면, 아르헨티나의 공격에서 디 마리아는 잊힌 존재가 되었다. 또한, 윙백으로 보기에 다소 빈약한 수비력은 상대 측면 공격의 집중 공략대상이 되며 디 마리아가 공격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예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잃어버린 디 마리아는 결국 후반40분, 수비 강화의 일환으로 투입된 수비수 니콜라스 부르디소와 교체되면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를 불만족스럽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디 마리아의 부진으로 아르헨티나는 메시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고 경기를 완벽히 지배했음에도 단 한 골에 만족해야 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앞세워24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메시의 활용에는 성공했지만, 자신들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더욱 다양한 공격 루트의 발굴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하루빨리, 디 마리아의 공격 센스를 되살려낼 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진(C)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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