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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김광현이 노히트노런 대신 얻은 3가지

기사입력 2010.06.11 10:53 / 기사수정 2010.06.11 10:54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김광현이 정말 아쉽게 노히트노런을 놓쳤다.

SK 에이스 김광현은 지난 10일 문학 삼성전에 선발 등판, 8.2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으나 그 1피안타를 9회 2사 이후에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노히트 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아쉽게 놓친 것이다. 아울러 그는 완투 완봉마저 놓쳤다. 어쨌든 지난 5월 말 강진을 다녀온 이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면서 비룡 군단의 에이스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그는 비록 노히트노런은 놓쳤지만, 그 대신 소중한 3가지를 얻었다.

자신감

김광현은 지난 4월 선발로 4경기에 나서 28.2이닝 동안 단 한 점만을 내주며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어린이날 문학 넥센 전에서 시즌 첫 패전을 당했고, 5월 11일 사직 롯데 전에서는 3.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날 이후 김 감독은 "폼이 작아졌다. 야수처럼 공을 던진다. 팔 각도가 떨어져 있다"고 그의 부진 이유를 진단하면서도 슬로 스타터인 그가 4월을 쉽게 풀면서 "정신적으로 긴장이 풀어져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봤다. 그리고 그가 5월 25일 대구 삼성전 5이닝 4실점을 하자 가차없이 2군 행 지시를 내렸다.

비록 실제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강진에서 "야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라"는 김 감독의 지시대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에이스로서 새롭게 정신무장을 하는 계기가 됐다. 짧은 강진 행을 뒤로하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한 그는 5월 30일 문학 롯데 전 5.2이닝 2실점, 지난 4일 잠실 LG 전에서 6.1이닝 1실점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문학 삼성전에서 완벽하게 '에이스 모드'를 되찾았다.

팔 각도가 높아지면서 직구와 슬라이더의 위력이 배가됐고, 커브마저 잘 먹혔다. 이는 김광현 특유의 타점 높은 투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도 2점 차의 빡빡한 리드를 9회 초 2사까지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버텨냈다. 그러면서 류현진의 괴물 모드, 양현종의 초 상승세에 못지 않게 김광현이 '건재'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렸다. 비록 노히트노런도, 완투승도 놓쳤지만 이날 이후 그는 정신적, 기술적으로 살아나면서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평상심


어쨌든 평생 한 번도 하기 힘들다는 노히트 노런을 놓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울 터. 그러나 그 대신 그는 '평상심'이라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김 감독은 10일 경기 후 "마지막에 힘이 들어갔다. 편하게 던졌으면 괜찮았을 텐데. 투수는 대기록을 놓쳤을 때 긴장감이 풀리게 된다"며 "마지막까지 평상심"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김광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광현은 항상 완투나 완봉을 남겨두고 9회에 어려움을 겪는 습성이 있다. 지난 4월 24일 문학 롯데 전도 완봉승 모드였지만 9회 초에 갑자기 연속안타를 내주면서 1실점 했다. 후속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서 한숨을 돌리고 완투승을 거뒀지만 만약 1점을 내주고 다시 추가로 주자를 내보냈다면 여지없이 교체될 가능성이 컸다. 그는 결국 10일에도 이와 같은 비슷한 경험을 한 셈이다. 10일 경기를 통해 그다운 모습을 완벽하게 회복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 모습은 작은 단점 하나마저도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 다음 등판에서 비슷한 상황에 닥친다면 그는 '평상심'이라는 김 감독의 충고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목표의식

마지막으로 얻은 것은 '목표의식'이다. 프로 선수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발전한다. 물론 그는 지금도 충분히 훌륭한 투수다. 그러나 스스로 대기록의 문턱에서 아쉽게 무너졌던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10일 경기 이후 그의 향후 목표 중 하나는 프로야구가 10년 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던 '노히트 노런' 달성 투수로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이다.

좋게 생각해서 그가 10일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면 완벽한 투구를 했다는 생각에 또 다시 풀어졌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 역시 지난 4월 24일 문학 롯데 전 완투승 이후 약간 긴장감이 풀어졌다는 것을 시인했던 만큼 더욱 설득력이 있다. 아쉽게 대기록을 놓치면서 적당한 긴장감도 갖고, 아울러 '노히트 노런'이라는 구체적인 대기록을 목표로 삼아 정진할 필요가 있다. 10일 경기를 통해 그는 충분히 앞으로 노히트 노런에 다시 도전할만한 충분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광현은 이제 팬들도 원하고 SK 김성근 감독도 원하는 그다운 모습으로 완벽하게 돌아왔다. 이제 최근 좌완 트로이카로 주목을 받고 있는 류현진-양현종과 함께 제대로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김광현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김광현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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