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30 20:54 / 기사수정 2010.05.30 20:54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FC 바르셀로나)가 잇따른 구설수 때문에 위기의 남자로 전락했다.
지난 2009년 여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는 인테르 밀란 소속의 즐라탄을 영입하기 위해 팀의 간판 공격수 사뮈엘 에토와 4,500만 유로(한화 약 664억 원)라는 거액의 현금을 지급했다. 당시 바르사가 스페인 클럽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최고의 클럽으로 자리를 잡는 데 성공했기에 즐라탄의 영입은 그들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순탄할 것 같던 즐라탄의 바르사 이적은 암초에 부딪혔다.
우선, 즐라탄은 바르사로 이적하고 나서 전 소속팀 인테르에 해서는 안 될 말을 퍼부었다. 팀을 떠나고 나서 그는 "인테르의 리그 우승은 자신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며 팬들은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했었다. 덧붙여, 바르사와 인테르의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조별 예선 1차전이 끝나고 나서는 경기 내내 침묵한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반성 없이 “인테르보다 바르사가 강하다”라며 인테르를 자극했었다.
즐라탄의 발언 때문이었을까? 이번 시즌 인테르는 바르사를 제치며 이탈리아 클럽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 클럽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자축 행사에서 팬들은 즐라탄 덕분에 3관왕을 달성했다며 그를 조롱하기도 했다.
게다가 즐라탄은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후반기에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큰 경기에 약했던 본래 모습을 구사했다. 특히 인테르와 재회한 챔스 4강에서는 무기력한 활약으로 에토의 그림자를 더욱 커지게 했다.
바르사는 이적 시장이 채 열리기도 전에 발렌시아에서 다비드 비야를 영입했다. 즐라탄과 페드로, 리오넬 메시, 보얀 크르키치 나아가 티에리 앙리까지 보유한 바르사라 비야의 영입은 다소 의아했다.
비록 앙리는 1977년생이란 나이 때문에 대체자가 필요했지만, 나머지 포워드는 상황이 달랐다. 특히 즐라탄은 바르사가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선수인 만큼 기다려 줄 필요가 있었음에도, 그들은 비야를 영입했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이 비야의 영입과 즐라탄의 거취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지만, 단신 3 톱으로 후반기에 재미를 본 바르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즐라탄의 이적 여부는 이번 여름 화제를 모을 것이다.
친 바르사 언론인 <스포르트>는 즐라탄이 AC 밀란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보여주기식의 영입을 좋아하는 만큼 즐라탄의 영입을 통해 이름 값있는 선수의 획득과 맞수 인테르에 대한 자극이란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것이 주 내용이었다. 그러나 AC 밀란은 즐라탄의 높은 주급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며 이적설이 나오자마자 그의 영입을 부정했다.
한편, 즐라탄 역시 자신의 입지가 불안정한 상황을 알게 된 것인지 친정팀 인테르로의 복귀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언론 <스포츠미디어셋>은 즐라탄이 인테르의 마시모 모라티 회장에게 자신의 불미스러웠던 행동에 대해 사과하며 복귀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라티는 즐라탄의 의사를 거절했다고 한다. (즐라탄의 인테르 복귀와 관련된 내용은 스페인의 AS 지를 비롯해 복수의 언론에서 전했다) 즐라탄 없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인테르는 그의 복귀를 통해 새로운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없다. 만일 인테르가 즐라탄을 복귀시키면 그들은 전술 자체를 새로 짜야 한다.
설상가상 이번에는 그의 에이전트가 물의를 일으켰다. 마르카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마리오 발로텔리와 즐라탄의 에이전트 미노 라이올라는 “과르디올라는 7,500만 유로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즐라탄을 시합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면 정신병원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라이올라는 비야의 영입으로 입지가 줄어든 즐라탄을 레알 마드리드에 보내고자 사전 접촉을 시도하다가 퇴짜를 맞은 전례도 있다.
190cm를 넘는 장신의 즐라탄은 신체적 능력을 활용해 원톱으로서 페널티 박스 내 제공권 장악과 포스트 플레이를 비롯해 동료와의 연계적은 모습을 기대했다. 게다가 뛰어난 발재간을 소유한 만큼 바르사 공격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즐라탄은 모든이의 예상을 깨고 자신의 단점만 드러내며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바르사의 공격수 페드로와 메시는 즐라탄에 비해 발이 빠르며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에토 역시 반 박자 빠른 슈팅은 물론이고 뛰어난 활동량으로 공격 일선에서부터 수비에 가담한다.
반면 즐라탄은 활동폭이 적으며 자신을 중심으로 공격이 전개되어야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만일 즐라탄이 상대 수비진에 막히지 않는다면 위협적이지만 그가 봉쇄되면 그 팀을 힘을 위력이 없을 것이다. 바르사는 즐라탄에 의존할 만큼 선수층이 얇은 팀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오프사이드 트랩도 제대로 뚫지 못하며 우왕좌왕하는 그를 대신에 바르사가 비야를 영입한 것도 확실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 UE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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