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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타선에 가려진 두산 마운드의 부진

기사입력 2010.05.26 05:53 / 기사수정 2010.05.26 05:53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두산 마운드가 수상하다.

26일 현재 두산은 26승 18패 1무로 SK에 5.5게임 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선두 SK는 지난 5일 16연승을 마감한 날부터 지난 25일까지 7승 8패로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2위 두산 또한 5월 한 달 동안 9승 11패로 뒷걸음치고 있다. 그리고 그 중 7패가 두 자리 수 실점 경기다.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팀 타선이 1회 6점을 뽑았지만 돌아선 수비에서 7점을 내준 뒤 합계 10실점하며 패했다. 이게 요즘 두산 마운드의 현실이다. 

생각보다 심각한 선발진

두산의 현재 팀 평균자책점은 5.01로 리그 6위다. 5월에는 6.20으로 7위다.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팀치고 충격적이다. 가장 큰 원인은 선발투수다. 이재우는 여전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용병 왈론드는 계륵이 된 지 오래다. 김선우는 지난시즌 보다 믿음직스럽지만 여전히 에이스라고 부르기에는 2% 부족하다. 이적생 이현승도 지난해만 못하다. 그나마 에이스 노릇을 했던 히메네스 조차 지난 19일 잠실 한화전에서 당한 경미한 허벅지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이탈했으나 곧 1군 복귀 예정이다.

이 때문에 두산 김경문 감독은 임태훈, 홍상삼, 조승수, 박정배, 장민익 등을 연이어 선발투수로 활용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현재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감이 크게 떨어져 있다. 두산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적은 평균 4.53이닝을 소화하고 있으며, 선발 평균자책점도 5.5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선발승은 17승으로 공동 2위지만, 득점지원이 6.26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던 영향이 분명 있었다. 반면 퀄러티 스타트 성공률은 33.3%로 가장 낮다.

원투펀치 히메네스와 김선우는 합작 11승을 하고 있지만 4.39, 4.36인 평균자책점을 좀 더 낮춰야 한다. 두 선수는 평균 이닝 소화도 5.53이닝과 5.37이닝에 불과했다. 이현승의 평균 4.18 이닝도 낙제점이다. 두산의 불펜이 강한 것도 있지만 사실 최근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선발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김경문 감독의 가장 큰 소원이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4,5선발 군이 정착돼야 한다. 현재 두산의 4,5선발은 사실상 없다. 임태훈에게 풀타임 선발 기회를 주고 있으나 그 또한 미덥지 않은 모습이다. 용병 왈론드는 최근 분전하고 있지만 대체 외국인 투수가 오기 전까지의 한시적 등판이 될 공산이 크다. 그 외의 후보는 홍상삼과 조승수인데, 기복이 심한 피칭으로 좀처럼 김 감독의 합격점을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현재 이들을 번갈아 가며 경쟁을 붙이고 있는데,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 정착이 빨리 될수록 좋다.

불펜도 불안

두산 마운드의 원천은 역시 불펜이다. 두산은 26일 현재 팀 홀드 24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단연 정재훈과 고창성의 몫이 컸다. 정재훈은 홀드 12개 1.2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고창성도 8개의 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이용찬도 한 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1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세 선수는 두산 구원진의 핵심이다.

그러나 최근 두산 불펜진은 썩 미덥지 못하다. 고창성은 평균자책점이 5.08이다. 이용찬도 최근 잇따라 실점하며 페이스가 좋지 않다. 오히려 최근 김승회가 1홀드 3.26의 평균자책점으로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 밖에 조승수, 지승민, 박정배, 성영훈, 유희관 등이 번갈아 가면서 1군 허리를 책임지고 있지만 기복이 있다. 두산 구원진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34.6%로 리그 평균 34.0%와 별 차이가 없다. 구원 평균자책점도 4.49로 4위에 머물러있다. 블론 세이브도 8회로 리그 최다 2위다. 확실히 두산 구원진은 지난 시즌만 못하다.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다 보니 구원진에 과부하가 걸린 탓이다. 고창성과 정재훈은 벌써 25, 23경기에 출전했다. 이 탓에 전체적인 마운드의 힘이 지난시즌 보다 많이 떨어져 있다. 삼진/볼넷의 비율이 2.00으로 리그 4위에 올라있지만 피안타율은 0.275로 리그 5위, 피 OPS는 0.772로 리그 6위다.

두산 불펜은 정재훈과 고창성의 과부하를 막아줄 구원투수가 필요하다.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군에 내려가 있는 이재우가 복귀하면 유력한 후보이기는 하지만, 그의 복귀는 여전히 기약이 없다. 선발진의 사정으로 봤을 때 임태훈을 다시 불펜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김승회, 박정배, 성영훈이 좀 더 활약하는 방법밖에 없다. 게다가 경기 후반 왼손 타자를 막을 확실한 원 포인트 구원 투수도 없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승민은 부진하며, 유희관도 아직 믿음직스럽지 않다. 진야곱도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 마운드는 이렇듯 총체적 부진에 빠져있다. 이렇게 되다 보니 교통사고로 올 시즌을 사실상 접은 김명제와 부상회복이 더딘 김상현의 공백도 제법 커보인다. 살인 타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장기레이스는 마운드 싸움이다. 막강한 타선에 가려진 마운드의 부진으로 인해 김경문 감독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사진= 이현승-왈론드 (C) 두산베어스 제공]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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