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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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이대형, LG '빅5' 부활 이끈다

기사입력 2010.05.25 03:35 / 기사수정 2010.05.25 03:35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LG 큰 이병규와 이대형이 잠잠했던 LG 타선의 부활에 앞장서고 있다.

올 시즌 초반 LG 박종훈 감독은 이병규, 박용택, 이택근, 이진영, 이대형 등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을 '빅5'로 일컬으며 대활약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규 시즌 개막이 약 두 달 가까이 지난 현재 빅5의 활약은 박 감독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톱타자 이대형과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는 큰 이병규가 빅5의 '체면'을 살리고 있다.

감 잡은 이병규

이병규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프로 14년 차지만 지난 3년간 일본 주니치에서 뛰느라 사실상 국내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전무 했기 때문에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그가 일본에서 활약하는 동안 한국 각 팀의 간판 투수는 물론, 어지간한 투수들도 볼 빠르기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아진 것이 사실이다.

투수들은 이미 그의 장, 단점을 파악하고 있는데, 정작 그는 새로운 투수들에 대해 연구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69에 그쳤다.

대다수의 전문가가 "이병규는 시즌이 끝나면 3할을 치고 있을 것"이라며 그에 대해 별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배트 스피드가 떨어졌다" "배드볼 히팅은 더 이상 안 통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올 시즌 그의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배드볼 히팅은 여전히 그만의 타격 노하우다. 올 시즌 그의 타격 적극성은 51.3%로 전체 2위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 선구안은 36.5%로 리그 평균 36.7%와 별 차이가 없다. 타석당 투구 수도 3.92개로 리그 평균 3.88개에 비해 많다. 삼진도 26개로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볼의 타격 비율도 높지만. 스트라이크의 타격 비율도 31.5%로 리그 평균 30.5%에 비해 높다. 오히려 0-2, 0-3, 1-3의 배팅 찬스를 맞이할 확률은 23%에 불과했는데, 이 적은 확률을 뚫고 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인 47.3%의 배팅을 했다. 비록 그 배팅찬스에서 7타수 3안타로 표본이 적었지만 그만큼 투수를 적극적으로 괴롭혔다는 증거다. 슬럼프가 오래갈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지난 12일 청주 한화전에서 6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을 깨는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렸다. 그 경기를 포함해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까지 10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7번이나 작성했으며, 타율은 무려 0.405, 11타점을 뽑아냈다.

현재 시즌 타율이 0.268이긴 하지만 10경기 만에 무려 4푼4리를 끌어올린 것이다. 득점권 타율이 0.180, Leverage Index에 따른 High Level에서 타율 0.143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이 또한 방망이 감을 잡은 만큼 곧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팀의 4번 타자 자리를 굳히면서 LG 타선의 중심이 완전히 잡힌 느낌이다.


타격 폼 안정세 이대형 


이대형은 빅5 중 시즌 초반부터 유일하게 꾸준한 활약을 펼치기는 했으나 여전히 박 감독의 눈에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사실 이대형은 그간 비정상적인 타격 폼을 갖고 있었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에 따른 내야안타 생산능력으로 약점을 보완해왔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타격은 점과 점의 만남인데,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려나가면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근본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다. 왼손 타자의 경우 히팅 포인트가 오른발보다 앞에 있으면 좋은 타구를 생산하기 어렵다. 이대형 특유의 다운스윙의 궤적에 맞았을 때는 바운드가 큰 타구를 만들면서 내야안타를 많이 생산했지만, 그 또한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때는 빚 맞은 뜬 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서용빈 타격 코치와 함께 비시즌부터 꾸준히 타격 폼을 수정 및 보완했다. 일단 내야안타를 의식해 바깥쪽 공에 엉덩이를 빼서 툭 건드려 페어 볼을 만드는 타격을 줄이기로 했다. 어차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러한 폼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히팅 포인트를 오른발 앞에서 형성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오른 다리가 앞으로 나가는 것을 고쳤고 오른쪽 팔꿈치도 임팩트 전까지 겨드랑이 부근에 붙이는 연습을 했다. 이것이 성공했을 때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게 돼 공을 불러놓고 칠 수 있으며, 자신의 힘을 배트에 옳게 실을 수 있다.

시즌 초반에도 어색한 모습이었지만, 최근 이러한 폼이 실전에서 서서히 완성돼가는 느낌이다. 상체가 공을 마중 나가는 모습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지난 주말 두산과의 잠실 3연전에서 10타수 2안타로 다소 부진했지만 그 전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으며, 지난 한 주 동안 타율이 0.450이었다. 특히 지난 주중 대구 삼성 2연전의 10타수 7안타는 대부분 바뀐 타격 폼으로 만들어냈던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

이대형은 그 결과 굉장히 까다로운 톱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381로 전체 8위이며, Leverage Index에 따른 High Level에서 타율 0.385를 기록하고 있다. 내야안타도 12개, 확률 22.6%로 여전히 특장점 또한 잃지 않고 있다. 도루도 22개로 1위이며, 성공률도 88%로 두 자리 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 중 삼성 신명철 다음으로 높다.

물론, 지난 주말 잠실 두산 3연전에서 다소 주춤했듯이 아직 수정한 타격 폼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옛날의 나쁜 습관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복기를 해서 잘 준비한다면 다시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LG 마운드는 여전히 부실하다. 그러나 큰 이병규와 이대형의 활약으로 타선만큼은 묵직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고 있다. 두 선수가 LG 타선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빅5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사진= 이병규, 이대형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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