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23 11:29 / 기사수정 2010.05.23 11:29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인테르 밀란(이하 인테르)가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을 제압하고 2009-20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우승을 차지했다.
인테르는 23일 새벽(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챔스 결승에서 디에고 밀리토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뮌헨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테르는 45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오르는 영광과 이탈리아 클럽 최초 트레블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효율성과 안정성, 점유율을 무력화하다
이날 무리뉴가 선택한 전술은 안정성이었다. 그는 이날 4-3-3전술의 변형 형태인 4-2-3-1전술을 내세웠다.
좌우 측면 날개로 고란 판데프와 사뮈엘 에토를 배치했는데 이들은 공격수임에도, 공격 본능을 줄이는 대신 적절한 수비 가담을 통해 경기에 임했다. 이는 뮌헨의 오른쪽 날개인 아르연 로번이 공격에 가담한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이날 인테르의 왼쪽 공격수(혹은 미드필더로 분류) 판데프는 로번을 자주 방어했으며 그의 일차적인 압박은 뮌헨의 공격 흐름을 느려지게 했다. 에투 역시 반대편에서 판데프와 유사한 구실을 했다.
한편 무리뉴는 더글라스 마이콘의 오버래핑을 자제했다. 마이콘의 뛰어난 공격 가담 때문에 묻히는 경향이 있지만, 그는 대인 방어에도 능숙하다. 이날 마이콘은 오버래핑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이는 인테르의 철옹성 같은 포백의 위엄을 다시금 드러냈다. 즉 일차적으로 뮌헨의 측면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으며 중앙과 측면에 모두 밀집했던 뮌헨의 공격을 모두 무력화했다.
또한 인테르는 디디에 드로그바와 리오넬 메시에 이어 상대팀 에이스 로번을 완벽하게 막았다. 그들은 로번을 최대한 측면에서 고립시켰으며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완벽하게 차단했다.
즉 리베리라는 왼쪽 날개를 잃은 상황에서 뮌헨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로번을 완벽하게 봉쇄한 것이 인테르의 승리 요인이었다. 이날 뮌헨은 로번에 의해 공격이 이뤄졌는데 인테르의 철옹성 같은 수비는 기다렸다는 듯이 로번을 틀어막았다.
이번 시즌 챔스에서 무리뉴의 인테르는 상대에게 공의 점유율을 완벽하게 내주지만, 확실한 기회를 살리며 승리했다. 상대가 매서운 공격력을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다면 그들은 완벽한 속공을 통해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예상대로 뮌헨은 경기 주도권을 가졌고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서자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정작 뮌헨은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상대의 위험 지역 밖에서 주로 움직였을 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반대로 인테르는 최대한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통해 두 번의 득점을 만들었는데 이는 베슬레이 스네이더르와 디에고 밀리토의 뛰어난 호흡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또한 뮌헨이 미드필더진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과 달리 인테르는 미드필더진은 오직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이며 이곳에서의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공수 흐름을 빠르게 전환했다.
지난 시즌 바르사가 6관왕을 달성하게 된 비결은 공의 점유율이었다. 이는 공을 최대한 많이 소유하면 상대가 압박감을 느끼게 되며 패스를 통한 지공을 중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시즌 인테르는 바르사가 스스로 우월하다고 내세운 축구 철학을 완전히 뒤집으며 우승에 성공했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