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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녀새', 어디까지 날까

기사입력 2010.05.20 02:50 / 기사수정 2010.05.20 02: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조영준 기자]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육상 종목의 '꽃'으로 자리 잡았다. 남녀 100m 등 기존의 인기 종목과 함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여자장대높이뛰기는 엘레나 이신바예바(28, 러시아)란 걸출한 스타까지 나오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장대높이뛰기는 먼 나라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순발력과 도약에 필요한 힘은 물론, 유연성까지 갖춰야 되는 이 종목은 동양선수에겐 버거운 종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국내 육상에도 여자장대높이뛰기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최윤희(24, SH공사)가 등장하면서 한국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신기록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고교시절부터 '신기록 제조기'로 불렸던 그는 각종 국내 대회를 석권하면서 1인자로 올라섰다.

비록, 베이징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국내 정상의 자리는 꾸준히 지켜나갔다. 하지만, 새로운 복병이 나타나면서 경쟁체제에 들어갔다. 현재 여자장대높이뛰기 한국 신기록 보유자는 임은지(21, 부산연제구청)이다.

임은지의 최고 기록은 4m35이다. 혜성처럼 나타나 최윤희의 아성을 무너트린 그는 한동안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39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 일반부 결승에서 4m20㎝를 넘었다.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그는 4m에 그친 최윤희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최윤희의 최고 기록은 4m25이다. 두 선수의 목표와 한국 육상계가 바라는 것은 4m35를 넘어서는 일이다.

지난 1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 출전한 두 선수는 나란히 4m를 넘어섰다. 최윤희와 임은지는 4만 명이 넘는 경기장에서 시합에 임했다. 국내 육상대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현상이다.



많은 관중 앞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임은지는 4m20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불과 1주일 전에 넘었던 높이를 극복하지 못한 임은지는 아쉬운 표정을 나타냈다.

반면, 최윤희는 4m20에 도전해 성공했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4m20을 넘은 최윤희는 두 팔을 올리며 기쁨을 표시했다.

다음 높이는 4m40이었다. 이 산을 넘어서면 새로운 한국 신기록이 기다리고 있었다. 최윤희는 3번에 걸쳐 한국 신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우승자는 4m65를 기록한 율리아 골루브치코바(27, 러시아)였다. 세계랭킹 6위인 골루브치코바는 4m20과 4m40, 그리고 4m50을 모두 단 한 번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세계랭킹 8위인 실케 스피에겔부르그는 4m50에 머물고 말았다.

지난해까지 대구국제육상대회에 출전한 최고의 스타였던 엘레나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부진으로 인해 잠정적인 휴식을 선언한 이신바예바의 최고 기록은 세계신기록인 5m06이다.

장대높이뛰기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한국은 최윤희와 임은지의 등장 이후, 탄력을 받고 있다. 물론, 이들의 기록은 세계선수들과 비교하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많다. 비록, 세계 정상급의 기록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여자장대높이뛰기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부분은 희망적이다.

경기 도중, 임은지는 대표팀 코치인 시크비라 아르카디(우크라이나)에게로부터 많은 지시를 받았다. 아르카디코치에게 모든 것을 새롭게 배운 임은지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의 벽은 높지만 차근차근 기록을 높여가는 것이 한국여자장대높이뛰기의 과제다.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있지만 점진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여자장대높이뛰기의 우선과제는 4m35를 넘어서는 일이다.

그리고 4m 중반대로 진입하려는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사진 = 최윤희, 임은지, 율리아 굴루브치코바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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