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7 07:49 / 기사수정 2010.05.17 07:49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프로농구가 FA 정국 2라운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KBL의 발표에 따르면, FA 선수들과 원 소속구단의 1차 협상이 마감된 결과 총 12명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제, 현실적으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FA 최대어 4인방의 변수와 그에 따른 전력 판도 변화를 살펴보자.
방성윤, 김효범 판도변화의 '핵'
방성윤과 김효범은 3년 전 서장훈이 FA 시장에 나온 이후 단연 최대어 FA다. 방성윤은 계약기간 5년, 연봉 5억 2천만 원을 제시한 SK와 협상이 결렬돼 FA 시장으로 나왔다. 본인은 5억 7천만 원을 제시했다는 설이 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 SK와 자신의 거취를 둔 미묘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은 이변이 없는 한 SK와 2차 협상 테이블을 차릴 가능성은 미미해 보인다.
그는 삼성행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삼성은 이상민의 은퇴, 그리고 보상선수의 연봉을 제외하면 샐러리 캡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마침 삼성은 이상민의 은퇴 이후 스타 마케팅을 할 대상을 찾아야 할 입장이다.
게다가 삼성은 포스트시즌에 8시즌 연속 진출했지만 05~06시즌 이후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다. 농구계에서는 삼성이 마음만 먹으면 김효범마저 영입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두 선수를 동시에 잡기는 버겁다. 따라서 확실한 스코어러인 방성윤의 영입으로 이규섭과 '쌍포' 체제를 형성해 마케팅과 성적을 모두 잡으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방성윤은 삼성에서 대학 동기 이정석 등 풍부한 가드진과 짝을 이뤄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최근 부상이 잦았던 것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어쨌든 삼성은 에어컨리그의 '태풍의 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몸값에 따른 보상 규정의 부담 때문에 사실상 삼성과 단독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방성윤과 사실상 결별한 SK는 모비스와 협상이 결렬된 김효범에게 군침을 흘리고 있다. SK 신선우 감독은 차기 시즌을 완전히 '신선우의 SK'로 변모시킬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김효범은 모비스에서 이미 공격과 함께 수비와 궂은일에도 눈을 뜬 상태라 토털 플레이어를 선호하는 SK 신 감독의 성향과 딱 맞아떨어진다.
그러나 이번 에어컨리그에 대대적으로 돈을 풀기로 작정한 삼성이 여전히 김효범에 대한 관심도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 대적 가능할지 미지수다. 다만, 그는 방성윤 (4억 원)에 비해 몸값이 그나마 저렴해(2억 천2백만 원) 상대적으로 많은 구단이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과 김효범은 KBL의 검증된 슈터다. 스타일은 약간 다르지만, 당장 우승을 위해 2%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구단은 부담스러운 보상규정을 무릎 쓰고 달려들 것으로 보인다. 방성윤은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처지지만, 무시할 수 없는 득점 폭발력이 있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면 그 팀은 그의 장점을 취할 수 있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반면, 김효범은 공-수를 모두 갖춘 선수이고 벤치의 다양한 주문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다재다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용병 원 맨 팀이나 국내 선수의 득점력이 극히 빈곤한 팀에서 더욱 그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다. 두 사람의 이적이 이뤄진다면, 그 자체로 차기 시즌의 판도를 뒤집을 뒤집을만한 영향력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 표명일 '알짜 FA'
신기성과 표명일의 주가도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두 선수는 방성윤과 김효범에 비해 러브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신기성은 지난 시즌 3억 6천만 원을 받은 연봉 서열 8위의 포인트 가드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원 소속구단인 KT가 재계약을 완전히 포기했다. 따라서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상 규정 없이 영입 가능하다. 정확한 슈팅능력을 갖춘 2번에 가까운 포인트가드라는 평가를 얻고 있지만 최근에는 슛 성공률도 많이 떨어졌고,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활용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서 KT가 깨끗하게 그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기성은 지난 시즌 KT의 부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빠른 농구와 빅맨을 살리는 2대2 농구에 모두 능한 가드이기도 하다. 화려하지만 내실 있는 플레이를 한다. 그래서 팀 조직력에 젖어드는 살림꾼을 선호하는 LG 강을준 감독이 그의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나 아직 정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KBL은 여전히 확고부동한 포인트 가드가 부족한 팀이 많다.
표명일은 더 큰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이 부담 없는 영입대상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비용 고효율 FA로 짭짤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였던 그는 일단 포인트 가드에 눈독을 들리고 있는 팀들 중 신기성의 후 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지난 시즌 그의 연봉은 1억 6천만 원에 불과했다. 리딩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지만 포인트 가드가 갖춰야 할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고질적으로 1번이 약한 하위권 팀들이 충분히 탐을 낼만하다.
한편, 두 선수는 서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가능성도 있다. 어차피 주전 포인트 가드를 잃은 KT와 동부는 새로운 주전 포인트 가드를 찾아야 할 입장이다. 표명일이 옛 스승 전창진 감독이 있는 KT 행이 점쳐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KT 전 감독으로서는 아무래도 표명일에게 눈이 갈 수밖에 없다. 두 선수는 전반적으로 이적 시 리그에 미칠 판도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알짜배기 FA로써 백 코트 라인이 약한 팀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는 안성맞춤인 선수들이다.
16일부터 20일까지 타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아들 FA 빅4, 향후 그들의 행보에 따라 프로농구 에어컨리그가 더욱 달아오를 것이다.
[사진= 방성윤-김효범-신기성-표명일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김금석, 강운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