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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간절함의 상징' 황목치승이 LG 최종전 시구 나선 까닭

기사입력 2019.09.30 22:04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슬라이딩의 귀재'. 현역 시절 열정과 간절함이 돋보였던 황목치승이 LG의 선전을 기원하며 시구자로 나섰다.

황목치승은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4년 LG에 입단했다. 기민한 대주자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9회말 정상호의 대주자로 나서 감각적인 2루 도루를 선보였다. 또한 2017년 7월 26일 넥센(현 키움)과의 경기에서 태그를 피하는 홈 슬라이딩으로 끝내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개인 사정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가업을 이으며 선수 아닌 일반인의 삶을 살고 있지만, LG의 시구 초청으로 다시 잠실 마운드에 올랐다. LG 구단은 "16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에서 투지넘치는 주루 플레이와 수비를 했었고, 동료 선수들이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힘내라는 의미로 시구자로 초청했다"고 전했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황목치승은 "현재 교토에서 자영업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가 이번 달에 딱 돌이 되었는데 활발한 성격이다. 어릴 때 내 성격을 닮아 약간 까불까불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일본에서 가업에 매진하던 그에게 잠실야구장은 그립고도 익숙한 장소다. 야구가 그립지 않냐는 물음에 황목치승은 "그립긴 하다. 하지만 내 선택이니 그저 그리운 정도"라고 답했다. 

황목치승이 바쁜 업무 일정에도 한국에 발걸음하게 된 데는 이동현 때문이 컸다. 그는 "(이)동현이 형의 은퇴식을 보러 한국에 왔다. 형이 '나 은퇴하는데 안 오냐'고 연락해서 바로 티켓 끊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이동현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고. 


황목치승은 "은퇴식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지만 볼 수 있어 좋았다. 돌아가면 밀린 일을 밤새 해야겠지만 잘 온 것 같다"며 "동현이형 때문에 와서 시구를 하게 됐으니 형의 폼으로 시구를 한다"고 전했다. 마침 지나가던 이동현은 황목치승에게 "의리남이다"라며 반가움의 헤드락을 걸었고, 황목치승은 "이렇게 나를 많이 괴롭혔다"며 웃었다. 

더 이상 LG 유니폼을 입고 베이스를 훔치진 않지만, 황목치승에게 LG는 반갑고도 따스한 곳이다. "시구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는 떨려서 못하겠다고 했었다"는 그는 "홈 최종전 시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않나. 너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으로 돌아간 후에도 LG의 가을야구를 지켜보겠다고 말한 황목치승은 "LG가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 제발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LG 트윈스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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