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10 09:25 / 기사수정 2010.05.10 09:25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2009/10시즌 분데스리가는 바이에른 뮌헨이 21번째 우승(1963년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을 차지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분데스리가의 절대강자 바이에른 뮌헨의 리그 우승은 시즌 시작 전부터 예견된 일이긴 하였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들의 순위 변동을 살펴보면, 시련을 먼저 겪었던 팀이 후반기에 팀 전력을 추스르고 순위를 끌어올리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음을 알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과정과 베르더 브레멘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팀 성적을 끌어올린 이번 시즌의 모범적인 사례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마리오 고메즈, 아르옌 로벤, 아나톨리 티모슈크와 같은 최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며 지난 시즌 준우승의 한을 풀고 트레블 달성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팀의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분데스리가에서는 12라운드까지 8위에 머물렀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루이스 반 할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돌 정도로 팀 상황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팀 조직력이 살아나고 바이에른 뮌헨의 가장 큰 문제였던 수비가 개선되면서 리그 성적은 상승하기 시작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별 리그를 통과하고 토너먼트에서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아르옌 로벤과 이비차 올리치와 같은 공격의 핵심 선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면서 바이에른 뮌헨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시켰다.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 달성은 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것은 시즌 초반 드러난 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하여 팀 조직력을 강화시켰기에 가능했다. 만약 그러한 과정 없이 아르옌 로벤이나 이비차 올리치와 같은 핵심 선수들의 공격력 극대화만을 기대했다면 수비에서 발목을 잡히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0위의 부진한 성적을 거둔 베르더 브레멘은 전반기에 자국 리그와 유로파리그, DFB포칼을 통틀어 4개월간 23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16라운드에서 샬케에 0-2로 패하며 무패행진이 종료되고, 이후 브레멘은 수비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리그에서 5연패를 기록, 6위로 추락하게 되었다.
전반기에 트레블까지 기대했던 브레멘의 꿈은 산산조각나고, 상위권과의 승점차는 10점 이상 벌어지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브레멘 선수들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재연할 수 없다'는 강력한 각오와 함께 남은 경기에서 강력한 정신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브레멘은 분데스리가 31라운드에서 볼프스부르크를 꺾고 3위 탈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남은 일정에서 브레멘은 샬케와 함부르크와 같은 강팀을 연속으로 만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고, 경쟁 팀들은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를 남겨놓게 되어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브레멘 선수들은 강팀을 만날수록 강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고, 샬케 원정에서 브레멘은 메수트 외질과 우고 알메이다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하며 경쟁 팀들을 따돌리는 데 성공하였다. 함부르크와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3위 자리를 끝까지 지키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에 이른다.
브레멘이 리그에서의 5연패를 극복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것은 강력한 정신력과 끈기가 원동력이 되었다. 이것은 브레멘의 후반기 득.실점 분포에서도 잘 드러난다. 브레멘은 전반전에 14골을 득점하고 15골을 실점하였으나, 후반전에 25골을 득점하면서 9골만을 허용했다. 여기에서 보더라도, 브레멘은 침착한 플레이를 통해 경기 종료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선의 경기 운용을 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와는 반대로, 레버쿠젠은 24경기 무패행진의 대기록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뒷심 부족으로 이번 시즌을 4위로 마감하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레버쿠젠은 에렌 데르디요크와 새미 히피야를 영입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23라운드까지 리그 선두를 지키면서 사상 첫 리그 우승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의 무패 기록은 무승부가 많았고, 무패 종료와 함께 레버쿠젠의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공격과 수비의 핵심인 슈테판 키슬링과 새미 히피야의 폼이 하락하며 연패를 거듭했고, 브레멘의 무서운 추격까지 겹치며 순식간에 3위 자리마저 내주게 되었다. 시즌 막판에 위기를 겪은 레버쿠젠은 회복의 기회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채 4위에 머무르며 유로파리그 진출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는 전화위복의 자세로 일찍 찾아온 시련을 극복한 팀이 마지막에 승리자가 되는 각본 없는 드라마로 남게 되었다. 시련이 일찍 찾아올수록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일찍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시즌이었다..(2편에서 계속)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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