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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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위해서 K리그 살리자고?

기사입력 2006.06.28 08:52 / 기사수정 2006.06.28 08:52

김용석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던 아드보카트 前감독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것이 한국축구의 현실”이라는 아리송한 말만 남기고 러시아로 떠났다.
한편, 4강 운운하며 전 국민을 들뜨게 하였던 각종 기업과 광고매체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붉은색 광고전단과 현수막을 모두 철거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언론은…?

현재 언론매체들은 아드보카트 前감독의 말과 홍명보 코치의 말, 그리고 각종 축구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K리그를 살리는 길이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외쳐대고 있다. 매년 월드컵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나면 약속이나 한 듯 나오는 주장이라 이제는 일종의 통과의례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언론의 이런 반응에 그동안 K리그 팬을 자처하던 골수축구팬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2002월드컵 때만 하더라도 ‘CU@K리그’를 외치며 단 한 명의 팬이라도 더 만들어보려던 그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상이하다.

K리그의 한 팬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라며 언론의 최근 K리그 살리기 운동을 헐뜯은 뒤 “언론매체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또 다시 K리그를 외면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언론의 말을 듣고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다고 할지라도 그것 또한 한때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거품론’을 주장했다.

즉, 한때의 바람을 타고 K리그 붐이 분다고 할지라도 지속적인 관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K리그 팬들이 이런 주장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K리그는 ‘프로축구의 르네상스’라고 불리며 엄청난 관중 몰이를 했지만, 그 인기는 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또 2002월드컵 이후에도 평균 관중 2만 5천에 육박하는 대관중이 몰려들어 K리그가 전성기를 맞는 듯 보였지만 역시 3달을 넘기지 못하고, 인기를 지속시키지 못했다.

물론 이런 악순환은 프로축구연맹의 매너리즘과 승점 위주의 안전한 경기를 펼치는 K리그 각 구단들의 합작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축구라는 스포츠를 지나친 내셔널리즘으로 몰고 간 각종 언론과 기업들도 이런 지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K리그를 보지 않는다는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미가 없다.”라는 이유다. 즉, 유럽축구에 비해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온 국민이 열광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경기력도 결코 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이번 월드컵 프랑스전이 그랬고, 스위스전이 그랬다. 하물며 승리한 경기인 토고전도 엄밀히 말하면 ‘재미있는 경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열광했다. 왜? 대한민국팀은 바로 ‘우리’팀이기 때문이었다. 축구란 것이 바로 그런 것이다. 나의 팀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그 경기가 지루한 수비축구 끝에 0:0 무승부가 된다 할지라도 손에 땀을 쥐게 된다는 것.

자 7월부터는 가까운 연고지 구단의 경기를 한번 봐보자.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외쳐보는 거다.

“도대체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대표한다는 축구선수들이 누구야?”

그리고 경기에 지면 이렇게 외쳐보자.

“야 창피하다. 저 정도의 경기력을 갖고 내가 사는 지역을 대표한다는 거냐? 팔에 부착한 지역명이나 떼라. 창피하다. 내가 다시는 너희를 응원하나 봐라.”

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또 다시 경기장을 찾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K리그의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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