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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프로 11년차 박병호가 '최악'의 2019 시즌을 치르는 방법

기사입력 2019.08.08 14:08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박병호는 2019 시즌 전반기를 '최악의 시즌'이라고 평했다. 76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 17홈런 58타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할, 3년 연속 40홈런을 기록했던 그의 눈높이에 찰 리 없는 수치들이다.

유독 많이 옮겨다닌 전반기였다. 부동의 히어로즈 4번타자였던 박병호는 벤치의 실험에 따라 시즌 초반 3번 타순에 배치되기도 했다. 이후 4번으로 복귀했으나 이번에는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5월 한 달간 타율 2할4푼2리 6홈런 17타점에 그쳤다. 6월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자 결국 2군으로 향했다. 

복귀 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타격감 절정일 때 나오는 특유의 '몰아치기'가 실종됐다. 7월 2루타 5개, 홈런 2개로 장타도 크게 줄었다. 후반기 9경기에서도 타율은 2할5푼으로 잠잠하지만, 3경기 당 하나 꼴로 홈런을 치며 장타력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병호가 7일 달성한 '6년 연속 20홈런'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 대기록은 KBO리그 역사에서 이승엽, 최형우에 이어 박병호까지 단 3명에게만 허락됐다. 꾸준한 출장과 줄지 않는 장타력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오를 수 있는 고지다.

하지만 박병호는기록에 큰 의미 부여를 자제했다. 그는 "우타자 중 6년 연속 20홈런은 처음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머릿속은 전반기 부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후반기에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리그 타격 전반을 침체시킨 공인구의 영향권에서 박병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잘 날아가지 않는 공을 힘있게 때리며 밸런스가 무너졌다. 수비할 때도 예전 같으면 넘어갈 타구가 가다 힘이 죽는 등 체감이 컸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성적 앞에 어떤 핑계도 내세우진 않았다. 박병호는 "타율, 타점 등을 보면 알겠지만 못한 부분이 너무 많다. 올 시즌은 최악인 것 같다"며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됐다. 못하면 잊고 다시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은데 잘 안됐다. 연습을 많이 하고, 밸런스를 찾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부진으로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동료들이 빈 자리를 잘 메웠다. 덕분에 부담을 덜고 페이스 찾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개인 성적은 팀 성적이 받쳐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그는 "후배들, 백업 선수들 모두 잘해줘서 정말 좋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병호는 전반기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후반기에 최대한 덜어내고자 한다. 그는 "올 시즌 기록이 말해주듯, 마냥 웃으며 야구를 할 수는 없다. 모두가 힘든 2연전 체제에 돌입했는데 너무 팀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이겨야 하는 경기를 놓치지 않는다면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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