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5.20 02:07 / 기사수정 2006.05.20 02:07
정확도와 파워 그리고 선구안까지 갖춘 타자가 있다면?
아무리 잘 치는 타자라도 이런 '만능 타자'가 되리란 쉽지 않다. 때문에 선수마다 스타일이 제각기 다르고 또 그에 따라 역할(타순)이 정해지는 법이다.
게다가 어떤 선수가 만능 타자인지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아 때때로 네티즌들은 '최고 타자'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올시즌은 투수들의 강세로 타자들의 기록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로 처져있다. 그래서 더욱이 누가 '최고 타자'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
그렇다면 일단 수치(數値)로나마 만능 타자에 가까운 선수들을 찾아보도록 하자. 일단 기준은 '3-4-5'를 찍는 선수로 한다. 여기서 '3-4-5'란 타율 3할 이상과 출루율 4할 이상, 그리고 장타율 5할 이상을 의미한다.
타율 3할은 정교함을, 출루율 4할은 뛰어난 선구안을, 장타율 5할은 출중한 장타력을 나타내는 훌륭한 지표다.
18일까지 타율 3할 이상 타자는 11명, 출루율 4할 이상 타자는 6명, 장타율 5할 이상 타자는 5명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타격 흉년인 셈이다.
이들 중 '3-4-5'를 모두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단 두 명. 바로 양준혁(삼성)과 이택근(현대)이다.
삼성 타선의 '영원한 보스' 양준혁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고 생애 최고의 활약에 버금갈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주요 선수들이 라인업에 빠졌지만 오히려 양준혁은 마음껏 배팅에 임했고 투수들도 양준혁을 견제하느라 볼넷이 늘어 모든 부분에서 출중한 기록을 생산하고 있다.
양준혁이 보여주는 노장의 불꽃투혼도 놀랍지만 더 입이 벌어지는 것은 이택근의 활약이다. 이택근은 16일 기아전을 마치고 규정타석에 진입,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불방망이'로 현대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본인은 꾸준한 선발 출장이 '잘 나가는' 비결이라며 그동안 이 포지션 저 포지션 옮겨다녔던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려는 각오다.
아쉽게 '3-4-5'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후보군'에 넣을 선수들도 많이 있다.
박용택(LG)은 1번 타순에 자주 오를 만큼 출루 능력이 뛰어나고 간간이 터뜨리는 일발 장타는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캘빈 피커링(SK)은 특유의 선구안과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바탕으로 파워히터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으나 대신 타율이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피커링은 사사구가 워낙 많아 낮은 타율을 커버하고 있다.
대타 전문에서 일약 4번타자로 떠오른 이재주(KIA)의 활약도 새롭다.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지만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KIA는 이재주와 이용규의 활약을 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이재주는 타율과 장타율 모두 3할, 5할 이상을 찍고 있고 출루율이 4할에 가까워 역시 '3-4-5'에 근접한 타자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KIA의 '차세대 엔진' 이용규는 높은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조금 아쉬운 부분. 3할 5푼대의 고타율에도 불구, 출루율이 4할에 가까운 정도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보면 그만큼 이용규의 배팅 능력이 고감도에 다달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 클러치 능력의 진화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고 있는 이범호(한화)도 '3-4-5' 달성에 가까운 타자로 꼽을 수 있다.
어느덧 개막한지 벌써 한 달여가 지난 2006 프로야구. 투고타저의 성향이 강한 만큼 올해엔 어떤 타자가 '3-4-5'를 달성하게 될지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체크포인트가 될 수 있다.
사진 / 현대 유니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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