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04 23:17 / 기사수정 2010.04.04 23:17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4만 8천여 명 관중의 함성과 함께 경기는 화려하게 시작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양 팀의 서포터즈 대결로 경기장은 화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4일 오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 블루윙즈의 2010년 첫 번째 맞대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경기는 서울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3-1 서울의 대승.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은 서울은 후반 강민수의 만회골로 한 골을 만회한 수원을 3-1로 격파했다. 서울이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마치 톱니바퀴와도 같았다. 미드필드에서 에스테베즈가 경기를 지휘하면서 중심을 잡았고, 하대성과 데얀도 남다른 움직임으로 수원을 압박했다. 그 결과 그들은 승리했고, 슈퍼매치 승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첫 번째 에스테베즈에게 내준 골 장면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데얀의 힐패스와 에스테베즈의 결정력. 그들의 호흡이 너무나 척척 들어맞은 장면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이운재의 실수가 너무 치명적이었다. 이운재가 걷어낸 공이 서울 공격수에게 향하면서 정조국이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넣은 것. 수원 팬들로서는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3번째 골은 데얀의 힐패스를 받은 최효진이 골로 연결했다. 첫 번째 골 장면과 비슷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서울의 승인을 짚어보기보다, 수원의 패인을 짚어보고자 한다. 과연 수원은 어떤 점이 문제로 작용했을까?
아쉬운 네 장면
1. 헤이날도의 선발 출전
아무리 보아도 '큰 경기'에서 헤이날도의 '선발' 출전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었다. 지난 2월 24일 AFC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라운드 감바오사카와의 경기에서부터 헤이날도의 플레이를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지켜보고 있지만, 그가 수원 팬들에게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은 한차례도 없었다.
위협적이지도 않고, 경기장을 어슬렁거리는 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날 경기에서도 그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크로스며 슈팅이며 제대로 시도해 본 것이 없었다. 아! 전반전 한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위력 없는 슈팅이었다. 이 슈팅을 본 서울의 마스코트 '씨드'는 배꼽을 쥐어 잡고 관중 앞에서 비웃으면서 헤이날도를 서울팬의 비웃음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2. 치명적이었던 이운재의 실수
두 번째 골은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운재가 걷어낸 공이 하필 서울 선수 머리에 떨어질지 누가 알았겠는가…. 문제는 이 실수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운재는 지난 3월 6일 부산과의 리그 홈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실수로 정성훈에게 한 골을 헌납한 바 있다. 처음 이 실수가 나왔을 때 팬들은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어갔지만, 또 한 번 실수가 범해지니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3. 호세 모따는 왜 측면에서 움직일까?
에두가 떠난 후 수원의 9번은 호세 모따가 달았다. 이 때문인지 호세 모따와 에두와의 플레이는 자연스럽게 비교되었다. 에두는 돌파 후 골 찬스를 만들어 내거나, 자신이 직접 골을 넣으면서 수원을 구해냈다. 하지만, 호세 모따는 에두와 플레이가 완전히 다르다. 직접 돌파를 시도해 골 찬스를 만들어내는 선수가 아니라, 동료의 도움을 받아 결정적인 한방으로 팀을 구해내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호세모따는 중앙보다는 측면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받아서 득점해야 할 선수가 크로스를 시도하고 있으니…플레이가 제대로 나올 수가 없었다.
4. 베테랑 김대의의 출전은 어땠을까?
큰 경기에서 베테랑 김대의가 선발 출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큰 경기에서 베테랑 선수들은 꼭 일을 터뜨린다. 김대의는 그런 선수 중 하나다. 김대의는 지난 2005년 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로 팀을 구해낸 경험이 있고, 이후 서울전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자주 골 맛을 보면서 활약했다.
지난 2009년 8월 리그 서울전에서도 두 개의 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김대의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그의 자리에는 양준아가 출전했다. 양준아도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그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경험' 이었다. 큰 경기에서는 ‘경험’이라는 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한다. 그런 무기를 가진 선수는 김대의가 제격이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수원의 강민수는 철벽같은 수비수
그가 보여준 플레이는 인상 깊었다. 실점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었지만, 강민수는 쉬지 않고 서울의 공격수를 괴롭혔다. 데얀이나 방승환 등 서울의 공격수들이 공격을 시도하려고 하면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공격을 차단했다. 후반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 강민수는 한 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0패를 막았다. 국가대표에서는 '자동문'이라고 팬들의 아쉬움을 샀던 강민수지만, 수원에서의 강민수는 '통곡의 벽'이었다.
쉬지 않고 점핑 하는 그랑블루
전반 3골을 헌납했을 때, 그랑블루는 주저앉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수원의 선수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머리 위로 손뼉을 치고, 점핑은 물론 깃발도 쉬지 않고 돌렸다. 이들의 열광적인 함성에 불구하고 팀은 패했지만, 응원에 있어 그들은 진정한 승자였다.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