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04 00:46 / 기사수정 2010.04.04 00:46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지금 이 글을 읽는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는 한 번이라도 밴드들이 공연하는 콘서트장을 찾아본 경험이 있는가? 만약 찾아가 보았다면,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굳이 설명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무대를 압도하는 밴드들의 공연, 그에 호응하는 적극적인 팬들…정말 한마디로 환상이다. 만약 한번 찾아가 보지 못했더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인터넷에 들어가 공연정보를 알아보고 찾아가서 즐기면 된다.
솔직히 나는 콘서트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이름조차 잘 모르고, 더 심하게는 지금도 소녀시대 9명의 얼굴을 구분 못 할 정도다. 길을 지나가다 친구들은 소녀시대 포스터만 보면 입을 쫙 벌리는 데… 나는 ‘제는 태연이야? 아니야? 누군지 모르겠다. 빨리 가던길 이나 가자’ 하면 그들은 나를 간첩인 마냥 쳐다본다.
앞서 보듯 나에게 문화생활이라고는 콘서트는 머릿속에 있지도 않았고, 심지어 남들 보는 영화조차 잘 안 보고, 그저 축구만 보러 다니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콘서트 볼 기회가 생겼으니. 바로 수원 블루윙즈와 그랑블루가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였다.
올 시즌 수원은 다양한 볼거리로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그 시작은 ‘블루랄라’라는 캠페인에서 시작된다. 올해 수원의 홈 경기를 찾아본 팬들은 알 것이다. 수원이 얼마나 팬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을 하는지를 말이다.
수원의 홈 경기가 열리는 수원 빅버드 스타디움에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존(KIDS ZONE), 여성전용 파우더룸 페인팅존 등 팬들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팬들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수원에 마음을 열고 있다.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수원이 또 한 번 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기 위해, 수원의 12번째 전사 그랑블루와 손을 잡고 콘서트를 개최하게 되었다.
콘서트의 이름은 ‘블루랄라 그랑블루 콘서트’. 이 콘서트는 지난 3월 6일 발매한 그랑블루의 1집 앨범에 참여한 밴드들(노브레인, 슈퍼키드, 타카피, 카피머신, 쟈니로얄, 슈가도넛)과, 그랑블루, 선수단(염기훈, 이관우), 그리고 수원 시민이 함께하는 대형 콘서트다.
처음에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귀가 솔깃했다. ‘축구와 콘서트의 만남?’ 머릿속에는 뭔가 어색한 느낌이 있었지만, 왠지 흥미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그들은 앨범 발매 시, 앨범이라곤 사본 적 없는 나에게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어서 앨범을 구매하게 했으니 흥미로울 수밖에!!) 그래서 한번 ‘즐겨보자!’라는 생각에 티켓을 예매했다.
티켓값도 겨우 10000원이었다. 보통 콘서트 티켓 가격을 모르고 있었는데 홍대 공연을 즐기러 다니는 친구에게 들어보니 블루랄라 콘서트 티켓가격은 무지하게 싼 것이었다.
흥분한 마음을 뒤로하고, 3일 콘서트가 열리는 홍대 롤링홀로 발걸음을 옮겼다. 콘서트가 시작하려면 아직 1시간이 넘는 시간이 남았지만, 팬들은 일찍이 공연장을 찾아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슈퍼키드의 공연을 시작으로 슈가도넛, 쟈니로얄, 카피머신, 타카피도 화려한 공연으로 공연장을 빛냈다.
한편, “잠이나 자라~꿈이나 꿔라~꿈에서나 날 이겨라~” 앨범 발매 직후 재미있는 음과 가사로 팬들의 관심을 받은 카피머신의 ‘잠이나 자라’. 오늘 이 자리에서 카피머신은 노래의 담긴 의미를 팬들에게 설명했다.
“아 이 노래는 절대 상대방을 비하하는 노래가 아닙니다. 그냥 상대팀을 위로하는 노래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평소에 이기지도 못하는데, 꿈에서나 이겨라. 깨어 있으면 수원의 푸른색 때문에 머리가 아프니까…잠이라도 편하게 자라는 의미에서 가사를 썼습니다”
부상에서 재활 중인 이관우를 위해 그랑블루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그랑블루의 사랑 패를 제작해서 이관우에게 전달을 한 것이다.
'수원의 모든 그랑블루는 별보다 밝은 남자 이관우 선수의 복귀를 기다리겠습니다' 팬들로 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은 이관우.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였다.
콘서트의 피날레는 영원한 그랑블루 노브레인이 장식했다. 약 3시간동안 계속되는 공연에 팬들은 지칠법도 했지만, 노브레인의 공연이 끝날때까지 점핑을 하면서 이들만의 축제를 즐겼다.
콘서트가 끝나고, 집으로 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경기장에서 응원만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수원과 그랑블루. 새로운 서포터즈 문화를 개척하고 있다는 생각에 우리나라 축구팬으로서 자랑스러움이 느껴졌다. 이들은 앞으로 더욱 새로운 문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했다. 그랑블루 김일두 회장이 자랑스럽게 외친 것 처럼 “그랑블루는 세계 최고의 서포터즈” 이니까 말이다. 과연 그 다음 축제는 무엇일까? 이날의 축제로 팬들은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할 것 같다.
[사진 = 블루랄라 그랑블루 콘서트 / 협조=수원 블루윙즈 그랑블루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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