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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출전 여자 싱글, '근성'이 승부 관건

기사입력 2010.03.25 13:55 / 기사수정 2010.03.25 13:5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동안 마음이 가라앉았지만 김연아(20, 고려대)는 다시 자신을 추스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6일 저녁(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10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예정인 김연아는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다.

비록,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뒤에 열리는 '다소 김빠진' 세계선수권이지만 한 시즌을 마감하는 최고의 대회인 것은 사실이다. 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리스트인 에반 라이사첵(25, 미국)과 예브게니 플루센코(28, 러시아)가 모두 빠진 남자 싱글에 비해 여자 싱글의 경우, 동메달리스트였던 조애니 로셰트(24, 캐나다)만이 불참하고 있다.

올림픽 여자 싱글 경기를 직접 지켜본 고성희(37)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이번 올림픽 여자 싱글의 경우, 남자 싱글과 비교해 실수율이 낮았다. 출전 선수 대부분이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고 실전 경기에 임하는 근성도 매우 강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년 토리노에 비해 매우 수준이 높았다. 상위권에 오른 선수 대부분은 자신의 프로그램을 깨끗하게 연기하면서 개인 최고 기록은 물론, 시즌 베스트를 기록했다.

고성희 심판 이사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게 되면 연습 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을 실전경기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느냐이다. 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 기량을 충분히 발휘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김연아의 선전은 돋보였다. 실전경기에서 흔들리지 않은 '근성'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국제대회인 올림픽의 성적을 기준으로 봤을 때, 김연아는 매우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고 이사는 "김연아가 독보적인 고지에 올라섰다는 사실은 기록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진가를 확인하려면 실전 경기를 직접 봐야 실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에서 선전을 펼친 스케이터들이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흐름을 유지해갈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레이첼 플랫(17, 미국) - 2010 전미선수권대회 챔피언인 플랫은 미국이 미라이 나가수(17)와 함께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스케이터다.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의 성공 여부와 후반부에 배치된 트리플 플립 + 더블 토룹 + 더블 룹, 그리고 트리플 러츠와 룹을 모두 성공시키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점프를 구사하고 있지만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없는 점프라는 점이 문제.

라우라 레피스토(22, 핀란드) - 이번 밴쿠버 올림픽 6위에 오른 라우라 레피스토는 카롤리나 코스트너(23, 이탈리아)를 제치고 유럽을 대표하는 스케이터로 급부상했다. 기술 구성의 난이도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안정된 점프와 표현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안도 미키(23, 일본) - 올림픽 5위에 머물며 메달권 진입 목표가 좌절됐다. 2007년 세계선수권 우승 이후, 추락을 거듭했지만 지난 2009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획득하며 제기에 성공했다.

아사다 마오에 많이 가려졌지만 일본 스케이터들 중, 올 시즌 유일하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번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 열도가 아사다에게 흥분하고 있을 때, 안도는 묵묵히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공언했던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여전히 보류 중이다. 또한, 이 콤비네이션의 성공률은 극히 저조했다.

미라이 나가수(17, 미국) - 밴쿠버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 다음으로 가장 높은 TES(기술요소)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PCS(프로그램구성요소)에서 아사다 마오와 조애니 로셰트에게 밀리며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자신이 연기하는 프로그램을 클린 하느냐에 따라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고성희 이사는 "나가수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1~2년 후에는 지금보다 한층 나은 선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이니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평가했다.

아사다 마오(20, 일본) - 아사다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고성희 이사는 "아사다의 점프는 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연아가 점프를 구사하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아사다는 그렇지 않다. 늘 점프에 의문점이 있는 전문가가 존재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깨끗한 점프라면 이런 문제가 일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사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생애 최고의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아사다는 올 시즌 가장 안정된 연기를 펼치면서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그러나 논란의 도마 위를 피해가지 못하는 대표적인 스케이터로 남아있다.

김연아(20, 대한민국) - 올림픽이 끝난 뒤, 김연아는 정신적으로 방황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25일 있었던 현장 훈련에서 완벽한 연습을 가졌다. 고성희 이사는 "연아 정도의 수준이면 자신의 컨트롤을 무난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루의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컨디션을 잘 조절하리라고 본다.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만큼, 여유를 가지면서 준비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이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김연아가 클린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뉘게 됐다. 김연아는 자신이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완벽하게 연기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를 여실히 증명해냈다.

시즌 마지막 대회까지 오면서 선수 대부분은 자신의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상태다. 문제는 이것을 실전경기에서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근성'이다.

[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 (C) 조영준 기자, 레이첼 플랫 (C) 아이스네트워크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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