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23 11:44 / 기사수정 2010.03.23 11:44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009년 10월 7일부터 8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한 곽민정(16, 군포수리고)은 108.21(SP : 41.08, LP : 67.13)점을 기록해 종합 11위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만해도 곽민정은 '2% 부족한 유망주'였다. 연습에 비해 실전은 늘 약했고 점프도 흔들렸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11월 8일, 전국회장배랭킹전에 출전한 곽민정은 143.87점을 기록하며 밴쿠버 동계올림픽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실전 경기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은 곽민정은 '평범한 스케이터'가 아니었다. 여전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내비쳤다.
올 초에 열린 '2010 종합선수권대회'에서 134.23점을 기록한 곽민정은 후배인 김해진(13, 과천중)에게 '국내 피겨 챔피언' 자리를 내주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1월 말에 열린 '2009-2010 ISU 피겨 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며 종합 6위에 올랐다.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곽민정이 세운 기록은 154.71점이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해 또 다시 최고 기록 경신에 성공했다. 종합 13위에 오르면서 곽민정이 기록한 점수는 155.53(SP : 53.16, LP : 102.37)점이었다. 5개월 만에 곽민정이 올려놓은 점수는 자그마치 47.32점이었다.
이러한 통계치를 볼 때, 곽민정이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은 사실이다. 실전경기에서 강해지고 점프의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곽민정의 진가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7개의 대회에 출전하면서 숨 쉴 틈 없는 일정을 보낸 곽민정은 시즌 마지막 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6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할 곽민정은 22일 현지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에 임하고 있다.
곽민정은 김연아(20, 고려대)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지난 종합선수권대회부터 신혜숙 코치에게 잠시 지도를 받았던 곽민정은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오서 코치와 인연을 맺게 됐다.
오서 코치는 "곽민정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연기를 보면 기술이 뛰어났고 유머까지 갖추고 있었다"라며 가능성에 대해 고무적인 평가를 내렸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흔들렸던 곽민정은 점프는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다. 곽민정의 가능성은 '트리플 러츠'에서 나타나고 있다. 점프의 스케일은 그리 크지 않지만 곽민정의 트리플 러츠는 매우 정확하고 깨끗하다.
어느 상황에서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러츠를 갖췄단 점이 곽민정의 장점이다. 올 시즌, 곽민정의 트리플 러츠는 매우 성공률이 높았고 본인도 이 점프에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잠시 문제가 됐던 트리플 살코의 회전수도 채워졌고 4대륙선수권대회부터 트리플 룹도 구사하기 시작했다. 점프의 조합과 다양성을 놓고 보면 곽민정의 기량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레벨4를 받는 수준급의 스핀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프로그램 요소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완성도와 안무소화력이다.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곽민정은 풍부한 경험을 통해 이러한 점을 보완해야 된다. 또한, 아직 오서 코치와 호흡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프로그램에 충실한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곽민정 측은 "이번에도 목표는 컷 오프 통과"라고 밝혔다. 올림픽까지 좋은 성과를 올렸지만 현재 곽민정이 지쳐있다는 점과 세계의 벽이 여전히 높은 고려해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
김연아가 자신이 할 일을 충분히 이루었듯이 곽민정도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크게 성장했다. 김연아와 마찬가지로 곽민정 역시 큰 부담을 던 상태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 올 시즌을 알차게 마감하겠다는 것이 곽민정의 계획이다.
[사진 = 곽민정 (C) 엑스포츠뉴스 성대우, 김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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