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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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김준한 "이젠 더 성숙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요"[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7.18 08:00 / 기사수정 2019.07.18 04:2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김준한은 작품 속 이미지와 달리 호쾌한 웃음과 선한 인상을 가졌다. 지난해 MBC 드라마 ‘시간’에서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기 위해 어둠으로 물들여진 신민석을 사실감 있게 연기해 인상을 남겼다. 최근 ‘봄밤’에서는 유지호(정해인 분)에게로 마음이 돌아선 이정인(한지민)에게 집착의 끝을 보여준 권기석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준한은 인상이 좋다는 말에 “감사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시간’의 민석이, 걔는 안 된다. 너무 심하게 나쁜 짓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있는 그대로 권기석을 보려고 했어요. 어떤 생각이길래 왜 이렇게 이런 상황에서 이런 결정을 내릴까 공감해보려고 했어요. 남들은 다 욕해도 마지막 순간까지 공감하려 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을 연기한다고 할지라도 연기하는 당사자가 그 인물의 편에 서서 해석하지 않으면 판타지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권기석은 부유한 집안과 빠른 두뇌 회전, 적절한 승부욕을 지닌 완벽에 가까운 남자다. 하지만 사랑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의 곁에 평생 있을 줄 알았던 연인 이정인과 결혼 단계를 앞두고 이별했다. 이정인이 미혼부 유지호를 만난다는 것에 자존심이 짓밟혀 두 사람을 갈라놓기 위해 지질하게 굴었다.

“기석이 입장에서 ‘유지호의 사랑이 내 사랑보다 크냐’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새끼가 나보다 나은 게 뭔데’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정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기석이는 사랑을 했어요. 그런데 서툰 사랑이에요. 되게 서툰 사람이죠. 그 원인을 추정할 수 있어요. 엄마의 부재, 인생을 승부로 봐야 하는 가정환경 등이요. 안타깝죠. 기석이가 정인에게 어떤 것들을 했는지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 봤을 때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어요. 죽기 전까지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있을까요. 안타까워요.”

정인을 소홀히 대하던 권기석은 막상 이정인이 떠난다고 하니 인정하지 못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연인의 마음을 잡으려고 이정인과 유지호가 찍힌 사진을 이정인 아버지에게 보내는가 하면 이정인 엄마에게 유지호를 험담하기도 했다. 혼자 결혼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기석이를 보기보다는 정인과의 관계를 봤던 것 같아요. 그 관계가 굉장히 익숙해져 있고 배려도 잊었어요. 정인이에게 무관심해서 정인이 주는 신호를 잘 감지 못했어요. 실제의 저라면 다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지 않았을까 해요.

갈수록 집착하는 건 이해하지 못하지만 여자친구의 시그널을 잘 읽지 못하는 권기석을 이해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해를 못 하면 연기를 못하게 돼요. ‘기석이가 이렇게까지 가는구나. 그런데 난 이렇게까지는 안할 것 같다’ 했죠. 왜냐면 너무 괴로우니까. 저 자신을 위해 받아들일 것 같아요. 내가 사랑한 사람인데 내게 마음을 돌아선 모습을 본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이미 끝났다고 하는데 그걸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괴롭고 연기하면서 괴로웠어요.”

드라마에서는 악역 아닌 악역이었지만 권기석은 김준한에게 깨달음을 준 캐릭터다. “정말 이별을 겪은 것처럼 아프다”라고 털어놓았다.

“정말 그래요. 이렇게까지 할 건 아니었는데 지독한 이별을 했잖아요. 어릴 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받아들이는 법을 잘 몰랐어요. 이별을 맞닥뜨릴 때 놓기 싫어서 억지로 집착하고 못 헤어지고 상대방도 괴롭히고 나도 괴로워지는 경험이 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다 보니 상처받지 않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사랑하기도 쉽지 않고요. 저뿐만 아니라 요즘 많은 분이 그렇지 않나요. 상처받지 않는 것도 맞는 것 같지 않고 억지로 집착하는 것도 안 맞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하면서 인간의 민낯을 보게 된다고 해야 하나.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정말 사랑이란 게 뭔지, 상대방이 느끼는 사랑이 뭔지, 내 방식이 상대방에게는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김준한은 ”다음에 사랑한다면 기석이를 연기하기 전의 나보다는 좀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연애를 하고 있지 않아요. 하고 싶은데 일 중독 성향이 있어 멀티태스킹이 안 되는 성격이거든요. 저도 손을 뻗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이럴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매몰돼 있다 보니 오랜 기간 연애를 못 했어요. 마음먹으면 서툴지만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 인연 또한 기다려 보겠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엘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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