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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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범의 새로운 도전

기사입력 2010.03.13 00:22 / 기사수정 2010.03.13 00:22

이강선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지난 K-리그 2라운드 제주와 전북과의 경기에서 후반 16분 구자철이 뒤로 흘려준 볼을 194cm의 장신 미드필더가 과감하게 달려와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상대의 골문을 열었습니다. 이 슈팅은 마치 상대의 골망을 뚫어버릴 듯한 벼락같은 슈팅으로 축구 게임 ‘위닝일레븐’에서나 볼 듯한 골 장면이었습니다. 이 골의 주인공은 제주의 ‘비에라’ 박현범이었습니다.

이 골을 처음 접했을 때, ‘제주로 떠나고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수원에서 활약할 당시 박현범에게 있어 부족했던 것이 있었다면 바로 ‘과감함’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이 골이 더욱 반가웠나 봅니다.

박현범도 본인의 활약에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제주로 오면서 심적으로 다소 힘들었는데, 이제는 잘 적응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 오승범, 구자철 등 팀 선수들 이랑도 호흡이 아주 잘 맞아서 미드필드에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박현범 '제주에서 다시 시작한다.'

2009시즌까지 수원에서 활약하던 박현범은 2010시즌을 앞두고 공격수 배기종과 함께 제주의 강민수와 이동식과 함께 트레이드되면서 ‘섬 나라’ 제주로 적을 옮기게 됩니다. 갑자기 터진 이적이라 선수 본인도 당황이 되었지만, 그는 주저앉아있던 몸을 다시 일으켜 세웠고, 그 어느 때보다 동계훈련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주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수원에서 뛸 때 만에도 박현범은 이관우, 송종국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기를 못 펴는 듯했습니다. 다소 소심하다고 해야 할까요? 중거리 슈팅 찬스가 와도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기보다는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고, 이를 본 팬들은 “좀 때려라!”라고 외치면서 그에게 과감한 슈팅을 요구할 정도였습니다.

실로 저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한 팬은 저에게 “박현범은 패스와 경기 운영 등 정말 다 좋은데….좀 소심한 거 같아….한번쯤은 중앙에서 과감하게 때렸으면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지요.

하지만, 이제 그에게 ‘소심’이란 단어는 지워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올 시즌 아직 두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박현범이 보여준 플레이는 그 어느 때보다 눈부셨습니다. 올 시즌 미드필드에서 오승범과 함께 더블볼란치로 경기에 나서는 박현범은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차단 시키고, 팀의 역습을 전개하면서 팀에서 ‘마스터 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다.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미드필드에서 패스가 뛰어나다. 상당히 영리하기까지도 하다. 경기를 잘 조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제주 박경훈 감독

무엇보다도 눈 부시는 플레이는 바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미드필드에서 간간이 터져나오는 중거리 슈팅은 팀에 ‘단 비’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박현범이 팀에서 이런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경기장을 찾는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이날 전북과의 경기에서 중거리 골로 ‘자신감’을 쌓은 박현범은 후반 막판 또 한 번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습니다. 아쉽게도 이 슈팅은 전북의 골대를 강타해 진한 한숨을 내쉬게 했습니다.

“이제 적응은 끝났다” 며 박현범은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습니다. 올해 더욱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박현범의 활약을 정리하고 보니, 프로 데뷔전을 치르고 난 뒤 기자와 가진 인터뷰가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당시 박현범은 “나의 목표는 월드컵 출전이다”며 자신감 있었던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올 시즌 팀에서 이렇게 계속 활약을 펼쳐 준다면 그 꿈을 좀 더 빨리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박현범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리그에서 더욱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달릴 것입니다.

올 시즌 K-리그에는 유독 볼거리가 많아 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데, 제주의 경기를 찾는다면 박현범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 또한 올 시즌 굉장한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엑스포츠뉴스DB]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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