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채정연 기자] 야구 유소년들에게 '프로 선수와의 만남'은 어떤 것일까. 훗날 그라운드 위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이들에게는 꿈과 같은 시간일 것이다.
야구 꿈나무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6월의 산타'가 있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다. 레일리는 지난해부터 부산의 야구 유소년과 함께하는 'Day with the Giants' 행사를 열고 있다.
레일리는 단순히 행사에 '참여'만 하지 않는다. 제안부터 기획까지 도맡았고, 프로그램의 제목 또한 직접 지었다. 동료 선수들에게 어린이 팬들과 함께 할 것을 부탁하며 직접 섭외하기도 한다.
'Day with the Giants'가 기장군 리틀 야구단을 대상으로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레일리가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은 하나하나 알찼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웜업을 진행했고, 익사이팅 존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구경했다. 이후 구장 4층 라운지에서 선수들과 멘토링 시간을 가진 후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마쳤다. 이날 열린 KT전을 관람하는 것으로 일정이 마무리됐다.
레일리가 야구 꿈나무들을 상대로 이런 행사를 기획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프로선수들에게도 어릴 적 야구를 시작했을 때의 모습이 있다. 어린이들이 선수들과 워밍업을 함께 하고, 조언을 들으며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 유소년들은 롯데의 미래이기도 하다. 이런 행사로 동기부여 측면, 성장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런 행사는 매일의 승패에 지쳐있는 선수단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레일리는 "선수들도 야구를 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어린이 팬들과 함께 하며 승패 무관하게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멘토링에는 민병헌, 김원중, 구승민, 박진형, 김동한 등 많은 롯데 선수들이 참여해 꿈나무들과 시간을 가졌다. 이중 민병헌은 유소년들의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긴급 투입된 케이스다. 레일리는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선수를 고르라고 했는데 민병헌이 선택을 받았다. 다들 흔쾌히 도와준다고 해서 고맙다"고 말했다.
멘토링을 진행한 민병헌의 표정 또한 밝았다. 그는 "아이들이 밝고 재밌더라. 우리는 야구가 직업이니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오히려 유소년들이 야구를 재밌게 하는 모습을 보며 배울 점도 느꼈다"고 말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