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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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영광, '드림팀'이 있기에 가능했다

기사입력 2010.02.26 18:00 / 기사수정 2010.02.26 18:0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제가 2번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점은 참으로 유감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경험을 잘 받아들이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지요. 이 아쉬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김)연아가 제 한을 풀어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올림픽은 제 무대가 아닌, 연아의 것이에요. 이번 무대의 주체는 연아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감연아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가 올림픽 직전에 캐나다의 공중파 방송인 CBC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김연아(20, 고려대)를 비롯한 브라이언 오서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그리고 스케이팅 코치인 트레이시 윌슨 등은 현재 김연아의 훈련을 지원하는 '연아팀'일원이다. 많은 팬들은 이들을 '드림팀'이라고 부르고 있다. 서로 전문적인 분야를 담당해 김연아를 지도하고 있는 이들은 탁월한 팀워크로 김연아를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시켰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할 때, 김연아는 이미 완성된 선수였다. 이러한 선수를 만난 오서는 분명 행운을 얻은 지도자였다. 김연아를 만나기 전까지 아이스쇼 순회 공연을 다니며 프로 선수와 아이스쇼 프로듀서로 활동했던 오서는 본격적인 지도자를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오서를 피겨 지도자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김연아였다.

이들의 만남은 운명적이었고 최고였다. 브라이언 오서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두번 획득했던 '당대의 스케이터'였지만 지도자로서의 경험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김연아의 적수로 평가받던 아사다 마오(20, 일본 츄코대)의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 제조기'로 불린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였다. 아사다의 안무가로 활약했던 그는 세계 피겨 계에서 막대한 로비력을 가진 인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짜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는 인간적인 지도력을 내세우며 김연아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트리플 점프를 모두 뛴 경험이 있는 그는 김연아의 정석적인 점프를 바르게 유지시켜줬다. 또한, 오서의 가장 큰 공로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던 김연아를 바로 잡아주었다는 점이다. 완성된 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는 기술적인 부분에서만 뛰어나면 안 된다.

기량이 절정에 올라선 선수는 늘 자신의 투쟁으로 지치게 된다. 빙판 위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고독한 투쟁을 펼친 김연아를 정신적으로 다잡아준 공로는 가장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다. 의사소통마저 불안해 갈등을 빚었던 타라소바와 아사다 마오의 경우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이루어져야할 의사소통은 매우 기본적인 사항이다.

언제나 열린 마인드로 김연아를 대해 준 오서의 지도방식은 김연아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김연아 자신도 코치의 의견에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이 아닌, 서로 의논해 가면서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에 매우 만족했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밝혔다.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의 숨겨진 '끼'를 하나의 예술로 완성시켜 준 장본인이다. 그가 완성한 작품인 '죽음의 무도'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는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으로 승화했다.

특히,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고 경이적인 세계 신기록을 수립한 점도 대단했다. 하지만, 도저히 클린하기 어려울 것 같았던 '거쉰의 바장조'를 완벽하게 연기한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고난도의 기술 사이를 꽉 채우는 안무와 스텝을 모두 무리없이 소화하고 모든 점프와 스핀을 완벽하게 수행한 김연아는 피겨 역사상 길이남을 '명연기'를 펼쳤다.

관중석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데이비드 윌슨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또한, 김연아의 스케이팅을 다듬어 준 트레이시 윌슨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브라이언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 그리고 트레이시 윌슨과 김연아가 이룩한 업적은 피겨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김연아도 대단했지만 김연아를 완성시킨 '드림팀'의 업적도 피겨 역사에 길이 남게 됐다. 

[사진 = 데이비드 윌슨, 김연아, 브라이언 오서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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