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불펜이면 불펜, 선발이면 선발. 보직 변신을 마다않는 '트랜스포머' 임찬규의 활약이 LG 트윈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발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임찬규가 LG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선발 3년차를 맞았지만, 팀 사정상 잠시 불펜으로 뛰었다. 2016년 스윙맨으로 보직을 오갔던 때 이후 처음으로 6경기 동안 불펜 보직을 소화했다.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지만 2군에서 재정비를 철저히 했다. 초점은 '경기 운영'이었다. 임찬규는 "구속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러다보니 퀵모션도 커지고 제구도 안됐다. 부상으로 내려갔지만 시즌 초반이 좋지 않기도 했다. 많이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효과를 봤다. 12일 롯데전을 제외하고는 제구도 만족스러웠다. 임찬규는 "퀵모션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처음에는 구석에 잘 던지려고 너무 멀리 봤었는데 그러다보니 볼이 많아졌다"고 돌아봤다.
1군 복귀 얼마 전, 불펜 보직을 주문 받았고 그에 맞췄다. "불펜으로 1~2년 해왔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 임찬규는 "2군에서 와인드업을 없애고 셋모션을 하며 퀵도 하고 다리도 들어봤다. 선발로 등판할 때는 본래대로 하겠지만 현재까진 적용이 잘 됐다"고 말했다.
어떤 보직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픈 마음 뿐이다. 임찬규는 "내가 빠진 사이 이우찬, 류제국 형 등 모두 잘해주고 있었다. 내가 4월 중순 이후 팀에 보탬이 전혀 못됐는데, 힘이 되고 싶었다. 내가 선발로 나서 기존 선발들이 쉬는 것도 좋고, 불펜이 비면 그리로 가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는 16일 두산을 상대로 '선발 복귀전'을 치른다. 11일, 12일 불펜으로 연투를 치렀고, 3일 휴식 후 등판이라 만만한 일정은 아니다.
특히 12일은 2이닝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절친한 차우찬의 승리와 팀의 리드를 놓치며 아쉬움이 컸다. 모두에게 미안했지만, 오히려 임찬규는 최일언 코치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 그는 "코치님이 오히려 내게 미안하다고 하셨다. '너처럼 쓰기 편하고 좋은 선수가 없다'고 하셨다. 어느 상황에서나 나를 믿는다는 의미 아닌가. 뭉클하고 감사했다"며 웃었다.
신뢰를 받는 만큼 팀의 복귀전에서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임찬규는 지난해 두산전 3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부담스러운 상대일 수도 있지만, 그는 "이겨내야 한다. 오히려 찬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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