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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본능' 코리아, 빙속 강국 거듭났다

기사입력 2010.02.17 09:14 / 기사수정 2010.02.17 09:14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장거리 종목 아시아 최초 은메달. 그리고 남녀 단거리 석권.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완전히 거듭났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각종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결과를 내며 위상을 알렸던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대표적인 '효자 종목'으로 거듭나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됐다.

특히, 그동안 공들였던 단거리에서 남녀 모두 좋은 성적을 낸 데 이어 장거리에서도 이승훈(한국체대)이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결과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깊다. 한두 종목이 아닌 스피드 스케이팅 전 종목에 걸쳐 선수들의 기량이 탄탄한 것이 눈에 띈다.

그동안 못다 한 '메달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은 거침없는 '질주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도 1-2개 종목에서 추가 메달 획득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상승세는 이번 올림픽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2006년 이후 세계를 주름잡은 한국 빙속

한국은 이전 올림픽에서 단 2개의 메달에 머물렀다. 좋은 기량을 갖추고도 유독 큰 무대에서는 인연이 없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김윤만이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고, 14년이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이강석이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토리노 대회 이후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과학화되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은퇴 갈림길에 섰던 이규혁(서울시청)은 2007, 08, 2010 세게 스프린트 선수권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상화(한국체대)도 큰 기복 없이 월드컵, 세계 종별 선수권 등에서 3위권 내 성적을 유지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유망주를 잇달아 키운 것도 큰 성과였다. 주니어 대표로 조금씩 국제무대 감각을 키웠던 모태범(한국체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결실을 맺는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 

날 차기-탁월한 코너링...한국 빙속 질주 비결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두가지 '특화 기술'을 익히는데 중점을 뒀다. 바로 날 차기 기술과 탁월한 코너링 연마가 그것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기 특성을 활용해 우리 선수가 구사할 수 있는 강점을 더욱 특화시키는데 열을 올린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 훈련 효과를 톡톡히 보며 최고의 성과를 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쇼트트랙과 다르게 경기장 위에서 사진을 찍는 ‘포토 피니시’를 적용한다. 이 때문에 쇼트트랙의 날 들이밀기보다 날 차기 기술을 구사하면 다른 선수보다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0.001초 차까지 순위를 다투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 김관규 스피드 스케이팅 감독은 이를 선수들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켰고, 선수들은 이에 큰 효과를 보며 잇따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탁월한 코너 레이스 운영도 재미를 톡톡히 봤다. 코너를 돌 때 가속력이 붙어 자칫 자세가 흐트러질 수도 있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 훈련을 잘 소화해내면서 세계 어느 선수보다도 안정된 코너링 기술을 갖춘 모습을 보였다. 이승훈이 장거리 종목에서 흐트러짐 없이 레이스를 펼쳤던 것은 바로 코너링 훈련을 잘 소화해냈기에 가능했다.

단거리, 장거리 모두 좋은 성적을 낸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그러나 아직 이 성과들이 전부는 아니다. 남자 1000, 1500m, 여자 1000m 등 중거리 종목에서도 추가 메달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거리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네덜란드, 캐나다 등 '세계 빙속 강국'의 아성을 넘어 '차세대 신흥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아니, 지금까지 낸 성적만 봐도 한국은 충분히 '빙속 강국'으로서 명함을 내밀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의 질주 본능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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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상화, 모태범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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