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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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프로농구...가끔은 뒤도 돌아보자.

기사입력 2006.02.14 03:00 / 기사수정 2006.02.14 03:00

서승현 기자
 

프로농구 경기장을 보면 빈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시즌 구도를 보면 중위권이 두터운 가운데 전자랜드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이 매 경기 박빙의 상황을 연출하며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판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수준급의 용병과 기본기가 튼튼한 국내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팀 간의 전력차가 다소간 줄어들었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4쿼터막판에 이르러서야 승부의 추가 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프로농구 경기를 보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도 프로농구의 열기가 더해가는 만큼이나 잦아졌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감독과 심판의 관계, 원활한 경기 진행의 부재가 바로 그것이다.


흔히 농구에 이런 말이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심판도 인간인 만큼 한 치의 오차 없이 매 순간 모든 플레이에 있어 철두철미하게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농구팬들이나 감독, 선수들 역시 그러한 컴퓨터와 같은 심판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가급적 상식적인 선에서, 경기진행에 누가 되지 않는 공정하고 냉정한 심판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고, 이는 심판의 당연한 의무로서 이를 소홀히 했을 경우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생각해 보라.  정말 매 경기 피를 말리는 승부에서 최선을 다하는 감독들과 선수들이 그 노력에 응당한 댓가를 순간의 오심으로 인해 날려버린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언제까지나 심판의 오심을 '경기의 일부분'으로 치부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의 자질에 대한 KBL의 정확하고 냉철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에라도 비디오 판독을 통해 같은 실수를 반복했거나,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렸을 경우 징계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원활한 경기진행과 공명정대한 모습을 보여준 심판에게는 상을 주어 동기부여를 강하게 넣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프로농구 감독들은 어떠한가. 모든 감독들이 그런 것은 아니나, 오심이나 감독이 원하지 않는 판정이 내려졌을 경우,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감독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치 피해자가 피의자를 꾸짖고 훈계하듯 막무가내로 언성을 높여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는 팬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물론 감독에게는 눈앞의 1점, 1승이 그 누구보다도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한 코트에서의 폭언과 폭력, 퇴장 등의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은 팬들로 하여금 농구장에서 멀어지게 할 뿐이다. 감정적인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심판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항의를 하는 모습이 한 프로농구 구단의 감독으로서 보여주어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프로농구 팬들을 보자. 우리나라 프로농구는 TV 중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 관중들의 엄청난 호응과 참여도가 경기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해주는 긍정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해 선수들이나 감독 역시 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음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도를 지나치면 우려로 다가올 수 있다.


상대팀 선수가 자유투를 쏜다.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소리.. " 노 골! 노 골! "도대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인지도 알 수 없는 No Goal 이라는 말을 외쳐댈 필요가 있는 것일까. 가뜩이나 막대 풍선으로 상대팀 선수의 자유투 시선을 방해하는데 굳이 저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상대팀 선수가 못하고, 상대팀 선수가 실수해서 우리 팀이 이기길 바라는 것 보다는 우리 팀 선수가 더 잘하고,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어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훨씬 값지게 다가오는 승리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호응과 관심 속에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한국 프로농구.


코트 안에서 뛰는 선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분명히 있고,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음을 알아야 할 때이다. 감독과 심판, 그리고 농구팬들이 조금 더 매너와 프로의식을 보여준다면 분명 지금의 이 열기를 한국 프로농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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