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배우 문소리, 장동윤, 위키미키 최유정, (여자)아이들 우기, 우주소녀 수빈, 이달의 소녀 이브가 함양 문해학교에서 종업식을 마쳤다.
9일 방송된 MBC '가시나들'에서는 문소리가 종업식을 맞아 '편지'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문소리는 "오늘은 편지를 가지고 수업을 해볼 거다. 다들 편지 받아보신 적 있냐"라며 질문을 던졌고, 박무순 학생은 "라디오에 보낸 게 처음이다"라며 털어놨다.
이에 문소리는 "한글을 잘 못 쓰셨으니까 편지를 쓰기 어려웠을 거고 주변 분들도 쓰지 않았을 거다. 저는 편지를 받는 걸 좋아한다. 결혼식 날 서로에게 편지를 읽어줬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마음을 읽었다. 그 후로 결혼기념일마다 편지를 주고받는다"라며 설명했다.
이어 문소리는 자신이 남편에게 받은 편지를 공개했고, 편지에는 '내 곁에 있어줘서. 못난 나를 믿어줘서. 당신도 힘들 텐데 가끔 우울한 나를 안아줘서. 나의 아내가 되어줘서 진심으로 감사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후 어르신 학생들은 짝꿍에게 도움을 받아 편지를 작성했다. 박무순 학생은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에게 편지를 썼고, "먼저 간 영감에게. 못 배운 한이 남아 배울 여건이 있어서 배우니 소원은 풀었다. 혼자 살던 이 시간이 너무 길어도 조금만 기다리면 나도 당신께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수빈은 편지를 읽기 전 어머니를 떠올렸고, "엄마한테 편지 안 쓴 지 오래된 것 같은데 어릴 때 아기를 열심히 키워놨더니 말대꾸도 하고 짜증도 내서 미안하다. 내가 커가는 만큼 엄마랑 지낼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해"라며 오열했다.
더 나아가 수빈은 "수빈이 엄마의 인생 말고 우리 키우느라 누리지 못했던 여자로서의 엄마 인생을 응원하겠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이었으면 좋겠다"라며 고백했고, 박무순 학생은 "이제 쥐꼬리만큼 엄마 생각한다"라며 위로했다.
또 소판순 학생은 "거기 가니까 아프지도 않고 편안하냐. 나는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있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라며 남편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유정 역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편지를 읽다 눈물 흘렸다.
우기는 중국에서 지내는 부모님에게 "딸은 한국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 열심히 해서 잘 버티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 내 전부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라며 밝혔다.
장동윤은 "옛날에는 내가 딸 역할을 내가 하는 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랑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라며 눈물을 참았다. 그러나 장동윤은 끝내 눈물을 터트렸고, "할머니 돌아가시는 날에 대구 내려갈 때 형이랑 얘기를 많이 했다. 그 누구보다 효자로 살고 싶었는데"라며 미안해했다.
특히 편지가 낭독될 때마다 학생들은 한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공감했다. 뿐만 아니라 문소리는 답시 '눈물을 먹었다'를 낭독했다.
문소리는 시를 통해 '오늘 나는 당신의 눈물을 먹었습니다. 뼈마디 곳곳에 뿌리박힌 오랜 노동의 시간들. 시리고 시린 겨울을 지내고 올라온 쑥처럼 당신의 눈물은 쓰다가도 향긋했습니다. 멀리 가버린 훌쩍 먼저 떠나가 버린 그리운 사람들. 긴 시간 정성 들여 빚어낸 막걸리 한 잔처럼 당신의 눈물은 달큼하고 진했습니다. 연둣빛 잎사귀 가득한 숲길을 새처럼 노래하며 걷던 봄날. 무더기 무더기 막 피어난 진달래처럼 당신의 눈물은 새콤하고 아삭했습니다. 오늘 나는 당신의 눈물로 지은 밥상 앞에 앉았습니다. 그저 묵묵히 그 눈물 한 그릇 먹었습니다'라며 그동안 추억들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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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