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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엔터 이소영 대표 "사람이 콘텐츠이자 플랫폼…지금은 도전하는 과정"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6.06 12:00 / 기사수정 2019.10.08 19:5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진짜 '사람'들이 모이는 매니지먼트 일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어느덧 13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설립된 사람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는 27명의 소속 배우를 보유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연예계 각 영역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을 배출해내고 있다.

조진웅, 윤계상, 이하늬, 이제훈, 최원영, 한예리, 권율, 변요한 등을 비롯해 신예 김성규와 이가섭, 최근 영입한 엄정화와 최수영까지 함께 걸어갈 식구들을 품어오고 있는 사람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이소영 대표는 배우들과 함께 하며 더욱 기억에 남을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소속 배우와 함께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불리는 칸국제영화제를 무려 세 번이나 찾을 수 있던 것이다.

지난 2017년 당시 3년 만에 영입한 신예였던 김성규의 주연작 '악인전'이 지난 5월 제72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면서 이 대표도 다시 한 번 칸의 땅을 밟았다.

'악인전'의 공식 일정이 진행되던 5월 23일, 칸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 대표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올 때마다 칸은 항상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음 짓는 이소영 대표를 통해 칸영화제에 얽힌 이야기와 엔터사 대표로서 느끼고, 실천하려 하는 다양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

▲ 배낭 메고 처음 왔던 칸…마음 속 비전 담게 해 준 영화제

칸과의 첫 인연은 2009년이었다. 제62회 칸영화제 당시 소속 배우가 출연했던 '6시간'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이후 2016년 조진웅 주연의 '아가씨'가 경쟁 부문에 올랐을 때 다시 올 수 있었고, 올해의 '악인전'까지 이어졌다.


"처음에는 그 때 같이 했던 배우 한 명의 작품이 비평가 주간에 오르면서 기회가 생겼어요. 공식 초청은 아니었고 개인 의사에 따라 방문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칸은 제게 정말 가고 싶은 곳이었거든요. 배낭 메고 여행 오듯이 왔던 것이 첫 칸이었죠. 그렇게 배우들의 작품이 경쟁 부문에도 오르고 하면서 경쟁 부문으로도 와보고, (이번처럼)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으로도 와보게 된 것이죠. 영화제에 한 번 왔다 가면 배우에게 엄청난 추억도 되잖아요. 올해도 (김성규의 경우) 촬영 중인 '킹덤' 쪽에서 양해해주셔서 올 수 있게 됐어요."

칸영화제에 올 때마다 다양한 섹션을 경험해보며 시야를 넓힐 수 있던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운이 좋았다"고 얘기했다. 처음 배낭여행처럼 다녀갔던 칸을 통해 배경 지식을 익혀나갔고, 이제는 어느덧 이곳이 마음 편한 장소가 될 정도로 조금은 익숙해지는 마음이 드는 시간들이다.

"영화 한 편이 영화제에 오려면, 배급 시기같은 타이밍처럼 맞아떨어져야 되는 부분이 많잖아요. 배우들도 워낙 작품에 대해서 고민들을 많이 해요. 영화제를 타깃으로 작품에 출연한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죠. 좋은 인연과 좋은 영화를 만났을 때 하게 됐던 것인데 그런 쪽에서 (칸과) 인연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영화제를 꼭 오고 싶었던 마음인데, 한 번 오고 나니까 계속 인연이 이어지는 것 같네요.(웃음)"

이전까지의 경험들이 분명히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 대표는 "공식 행사의 멋진 모습들을 보고 생각하면서, 제 마음 속에 어떤 비전을 담고 갔을 수도 있죠"라며 칸영화제가 자신에게 준 의미를 되돌아봤다.


▲ '눈빛만 보고 OK' 김성규로 돌아본 좋은 사람, 좋은 배우



칸 현지에서 함께 한 김성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영화 '범죄도시', 드라마 '킹덤' 속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김성규는 '악인전' 속 연쇄살인마 K 역으로 마동석·김무열과 함께 극을 이끌어나가며 호평 받았다.

이 대표는 "'범죄도시' 촬영을 할 때, (저희 소속 배우)윤계상 씨가 있으니까 현장에 회식을 하러 간 적이 있었죠. (김)성규 씨를 그 자리에서 처음 봤는데, 보자마자 '어떻게 저런 얼굴이 있을 수 있지'란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당시 양태 역할인 것을 몰랐었는데, 보는 순간 제가 어떤 영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양태 역할이 실제로 오디션이 굉장히 치열하기도 했었는데, 그 때 그렇게 제가 성규 씨를 보면서 목소리를 좀 들어보고 느낌을 보고, 연기를 보지 않고 계약을 했죠"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성규가 '킹덤'에 합류할 수 있게 되기까지도 배우의 성장을 위한 것은 물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 대표의 노력이 있었다.

"그렇게 저희 회사와 계약을 했고, '범죄도시'가 정말 잘 됐죠. 배우와 일을 할 때는 항상, 이 배우가 어떤 콘텐츠를 만나야 작품에서 시너지가 날 지를 고민해야 하잖아요. 이 배우의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찾아야 했죠. 그 때 성규 씨를 보면서 여태까지 했던 플랫폼과 다른 압도적인 이야기를, 스크린 방식이지만 길게 전개할 수 있는 형식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새로운 플랫폼에서 선보일 수 있는 판타지적인 인물로 보여지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거죠.

성규 씨가 갖고 있는 외모나 장점들이 판타지 장르물에서 돋보일 수 있겠다 싶었고,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어요. 감독님과 작가님께 성규 씨를 보고 가주셨으면 좋겠다 말씀드렸죠. 당시 영신 역할이 정말 캐스팅하기 어려웠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선택을 당하는 입장이고 인지도가 있을 때도 아니었지만 일단 성규 씨의 연기를 보고 나면 그 때부터 연출가들의 고민은 정리되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소속 배우를 향한 든든한 지원의 말도 이어졌다. "성규 씨도,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겸손하죠"라며 웃어 보인 이 대표는 "자기 연기에 대한 탐구라고 해야 할까요. 고민이 많은 친구에요. 연기에 집중해주고, 제가 제안하는 것들에 대해 본인이 굉장히 잘 따라와 준 경우죠"라고 말을 이었다.

그렇게 축적된 여러 경험들은 이 대표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도 됐다. '소속 배우가 잘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체감하면서 자신감도 더 생기지 않냐'는 물음에 "자신 있다 없다, 말씀드리는 것이 굉장히 겸손하지 않은 것 같은데…"라고 멋쩍은 표정을 지어보인 이 대표는 이내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라며 눈을 빛냈다.

"매니지먼트 일을 한지 12년차가 됐거든요.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저 역시 조금의 선구안이 생길 수 있었다고 봐요. 무조건 상업적이거나, 스타성에 대한 콘텐츠를 보기보다는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 배우들과 함께 오래 의논하고, 조언도 받고 하면서 노력해왔다고 생각하죠. 그리고 감사하게도 많은 감독님들과 좋은 작업들을 많이 해올 수 있었어요. 그 분들의 시선을 통해 보고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배우들도 보이는 것 같아요. 저희 배우들이 성장하는 과정들을 보면서 저 스스로도 확신이 드는 것인데, 좋은 콘텐츠를 만나왔던 것이 제게는 좋은 배우를 알아볼 수 있는 공부가 된 것 같아요."

항상 깨어있는 시선을 유지하려는 이 대표의 끊임없는 자기계발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최근 개성 있는 다양한 인물들이 새롭게 둥지를 틀고 있는 사람엔터테인먼트의 배우 영입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배우들보다는 제가 체감을 더 해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잖아요. 배우들은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저는 플랫폼의 변화처럼 바뀌어가는 것들에 대해 알려줄 수 있게 해야죠. 너무 예전의 방식을 고집하거나 하지 않으면서,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태도나 생각들에 대해 많이 공유하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프로페셔널'의 의미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배우가 관객들과 어떤 형태로 신뢰를 쌓아갈 것인가가 중요하죠. 그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프로페셔널함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라며 "프로페셔널함이라는 것은 결국 근면·성실함을 뜻하는 것이기도 한데, 결국 배우 활동도 자기 혼자는 할 수가 없죠. 그것을 유기적으로 자신이 잘 느끼고 협업하면서 도움을 받고 자기 실력을 펼칠 수 있어야 하는데, 인성이 좋지가 않다면 결국 그 도움 받기는 이뤄질 수가 없어요. 시스템의 바탕이 되는 것이 결국은 사람이라는 말이죠"라고 전했다.

베테랑부터 신인까지, 사람을 중심에 놓고 내딛어가는 이 대표의 발걸음은 지금처럼 계속될 예정이다.

"저희 회사 이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여러 가지의 형태의 메인 비즈니스가 존재한다고 하면 저희는 사람 자체가 콘텐츠이자 플랫폼이고, 메인 비즈니스인 것이거든요. 속된 말로 매니지먼트로 수익성이 생길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기본적으로 사람 자체의 브랜드가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죠. 배우들은 물론이고, 직원들까지 모두 그런 의지를 갖고 있고요. 지금은 이것을 시도해보고 있는, 중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사람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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