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연기, 아직 부족해…예능은 부담" [엑's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닥터 프리즈너'는 베테랑 배우 남궁민에게도 어려운 작품이었다. 연기에 대한 부족함을 깨닫게 해준 작품이기도 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는 대형병원에서 축출된 외과 에이스 의사 나이제가 교도소 의료과장이 된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주인공 나이제를 연기한 남궁민은 전엔 없던 '다크 히어로' 캐릭터를 맡아 작품의 성공을 이끌었다. 남궁민을 필두로 연기파 배우들이 맹활약을 펼친 덕, 수목극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며 최고 시청률 15.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종영했다.

KBS 2TV '김과장'에 이어 이번에도 남자 배우들과의 케미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김과장'에선 준호와 함께했다면, 이번엔 김병철, 최원영 등과 적대적 관계를 그리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은 것. 로맨스로 히트작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지는 않을까.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남궁민은 "예전에는 로맨스 위주 드라마가 많았지만, 사람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것 같다"며 "저는 제 스스로가 대본을 보고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것, 드라마를 하고 잘 안 되더라도 내 책임으로 돌릴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하는 게 좋다. 장르나 캐릭터를 따지게 되면 1년에 한 편 이상 만나기가 힘들다. 1년에 한 편도 못 만날 수도 있고.."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만 하고, 시청률 잘 나오는 작품만 하면 좋겠지만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연기를 안 하면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 삶에 이유가 없다"며 "조금 떳떳한 사람이자 내가 생각하는 배우의 길로 가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갈고 닦고 내 부족한 점을 알아가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뭐가 됐다는 생각을 안 하고 부족함을 인정했더니, 그런 면에서는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남궁민이 생각하는 자신의 부족한 점은 무엇일까. 그는 이 질문에 "연기가 부족하다"고 곧장 답했다. 그리곤 "자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제가 생각하기엔 없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채워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죽을 때까지 해도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그런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남궁민은 대부분의 주연작에서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SBS '훈남정음'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주연작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남궁민이 생각하기에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운'과 '호흡'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작가님, 감독님과 맞아가는 호흡이 중요한 것 같다. 운도 물론 있는 것 같고. '닥터 프리즈너'의 경우도 연기자 한 명만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면 지금 같은 작품이 안 나왔을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아무리 내가 최선을 다해도 외부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 내 연기 방식과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배우이기에 작품 성적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댓글 역시 작품과 관련된 것은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는 "드라마에 관련된 건 잘 확인을 하려고 한다. 꽤 많이 반영하고,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 것들이 있어야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 수용해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닥터 프리즈너'를 무사히 끝냈으니 이제 다음 행보를 준비할 차례다. 차기작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좋은 대본, 내가 자신 있는 대본이 있어야 한다. '이거라도 하자'는 건 프로답지 않은 것 같다"는 남궁민은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할 거다. '닥터 프리즈너'도 (지난해) 7월 30일에 대본을 처음 받고 '해야겠다'고 했다. 그때쯤 제작이 될 줄 알았는데 1월 13일에 첫 촬영을 나갔다. 그때까지 작품을 안 놓고 기다렸듯, 제가 하고 싶고 자신 있는 작품을 만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계획을 '예능프로그램 출연'이라고 밝혔다. "편한 모습, 연기 안 하는 모습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는 것. 실제로 남궁민은 인터뷰 이후 MBC '나 혼자 산다', JTBC '아는 형님' 출연 소식을 전해왔다. 예능프로그램 2개 출연이 목표라고 했는데, 이를 이룬 것.

하지만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토크쇼가 힘들다. 토크쇼만 나가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는 그는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 않나. 웃기려고 해도 안 웃기고, 목소리도 저음이다. 농담하는 걸 사람들이 진담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속상하다. 이 목소리 톤으로는 웃기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람들이 '연기할 때가 제일 나아'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하지만 소속사 입장에서도 드라마 홍보 쪽에서도 좋은 거다. 솔직히 막 진땀이 나고 힘들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다. 어린 나이도 아닌데.."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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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