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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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in 칸:기생충] 봉준호 감독 "믿을 것은 창작자의 본능 뿐"(종합)

기사입력 2019.05.22 20:20 / 기사수정 2019.05.22 20:04


[엑스포츠뉴스 칸(프랑스), 김유진 기자]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 첫 공개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 21일 공식 상영을 통해 공개됐고, "봉준호 감독 작품 중 최고"라는 호평 속에 8분 간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배우들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저는 저 자신이 장르 영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장르 영화를 만들지만, 장르 규칙을 잘 따르지 않는 이상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번에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한 배우들 덕분이다. 기이하고 변태적인 이야기도, 여기 모인 배우들의 덕분에 소화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하루 전 공식 상영에서의 열띤 기립박수에 대해서도 "기립박수는 칸영화제의 모든 부분에서 그렇게 진행되지 않나. 굳이 분과 초를 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쿨한 답변을 내놓았다.

'설국열차', '옥자'를 함께 한 틸다 스윈튼이 관객으로 응원을 와준 것에 고마움을 표하며 "같이 일했던 틸다 스윈튼처럼 많은 동료들이 같이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기생충'은 공식 상영 공개 전 봉준호 감독이 직접 스포일러 자제를 당부했을 만큼 스토리 전개가 베일에 싸인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응한 최우식이 질문에 답하며 스포일러성 발언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언급하자 봉준호 감독은 "조심하도록 하자"고 말을 건네며 "내부적으로 (스포일러 자제가) 붕괴가 된다. (스포일러가 노출되지 않도록 기사를) 잘 부탁드린다"고 웃으면서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배우들도 일제히 봉준호 감독과의 작업을 '행복했던 기억'이라고 떠올렸다.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 '기생충'까지 네 작품을 함께 해 온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은 20년 전부터 지금까지, 작가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한 순간도 잃지 않았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예술가 봉준호의 진화, 한국영화의 성숙도가 표현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선균도 "이런 질문에 답할 때 늘 '저의 아름다운 패키지 여행같다'고 얘기했는데, 촬영 당시에도 (상황을) 잘 안배해주셨었다. 행복한 기억이었다. 처음 감독님을 만났을 때는 긴장되고 떨렸었는데 몇회 차 지나지 않아 정말 영화를 잘 찍는 형처럼 친근하게 대해주셨었다"고 웃으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조여정도 "모든 캐릭터에 감독님만의 개성이 있었다"고 말했고, 박소담은 "기정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자신감과 용기를 많이 주셨다"고 덧붙였다.

전작들과 비교에 있어서의 셀프 오마주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 봉준호 감독은 "의도한 적은 없다"며 "평소 제가 하던대로 하려고 했다. 그 상황에 충실하려고 할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장르적인 흥분을 좋아하니까, 그것에 맞게 순응해서 따르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믿을 것은 창작자의 본능 뿐이다. 그것을 믿고 나아갈수밖에 없다. 무언가가 잘 안되는 것 같으면 '히치콕' 영화를 돌려본다거나, 김기영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다다"라고 털어놓았다.

올해 칸국제영화제는 25일까지 진행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연합뉴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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