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마동석이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을 통해 거친 악인이 돼 스크린에 돌아왔다. 거침없는 마동석 표 액션이 시원함을 안긴다.
15일 개봉한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됐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미친개 형사 정태석(김무열),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살인마 K(김성규)를 쫓으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영화.
마동석은 중부권 최대 조직 제우스파 보스 장동수 역을 맡았다. 연쇄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인 조직 보스 역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안긴다.
'악인전'은 현재 프랑스 칸에서 진행 중인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오는 22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개된다. 국내 개봉에 이어 칸국제영화제에서의 상영으로 관심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마동석과 김무열, 김성규 등 주역들도 칸 현지를 찾아 영화를 향한 열기를 몸소 체험할 예정이다.
"짧은 일정으로 가게 됐는데, 간다는 것은 정말 좋죠"라며 웃어보인 마동석은 영화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어쨌든 저희 한국 영화가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게 된 것이잖아요. 영광스러운 자리에 불러주신 것이니, 진짜 감사하죠. 레드카펫 패션이요? 정장을 맞춰놓은 것이 있어서 따로 양복을 맞추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아, 그런데 보타이를 꼭 매야 하나요? 제가 목이 두꺼워서 보타이를 매면 너무 조이는데…(웃음)"
'악인전'에서는 액션과 대사 모두에 평소보다 더욱 신경 썼다.
마동석은 "대사에 힘을 빼고, 느리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화법을 바꿔본 것이죠. 또 저희 영화를 자세히 보시면 클로즈업이 많거든요. 디테일한 작은 부분에 대해서도 동작에 신경을 썼어요. 조금 더 극단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죠. 김성규 씨와 빗 속 액션신도 어떤 테크닉보다는 진짜 리얼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오프닝의 샌드백 신도 제가 감독님께 아이디어를 낸 것인데, 초반부터 장동수의 잔혹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좋게 받아주셔서 감사하죠"라고 얘기했다.
연기에서의 리얼함을 추구하는 것이 마동석 본인의 취향이라고도 덧붙였다.
"개취(개인의 취향)라고 하나요?(웃음) 개인적으로는 연기를 막 뿜어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떤 영화에서는 카메라 워킹에 딱 맞춰서 정확히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것보다도 진짜 제 안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건데, 사실은 잘 안될 때도 많죠."
하나의 브랜드처럼 여겨지고 있는 '마동석'이라는 이름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과찬"이라며 쑥스럽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비슷한 이미지로 계속 소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꾸준히 다져왔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모든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가 다르다고 해도 결국은 자기 몸에서 나오는 연기인 것이잖아요. 만약 영화를 100편 찍었다고 한다면 다양한 역할을 했다고 해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비슷하게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의 차이는 얼마나 시간 간격을 두고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요.
그런데 제 나이가 벌써 50이 다 됐는데, 저는 3~4년에 하나씩 새로운 캐릭터의 영화를 하면서 몇 작품 하지 못하고 죽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지금 스무 살이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지금 주연이 된 지가 2년 됐는데, 형사 역할로 주연을 한 번 했고 악당 역할로 주연을 한 번 했어요. 제게는 다 처음이라는 얘기죠."
마동석은 "조연, 단역 그리고 광고 속 제 모습들이 다 겹쳐서 지금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속 모습들과 같다고 하신다면 저는 할 말이 없어요. '챔피언'에 나온 팔씨름 선수 마크, '악인전'의 장동수는 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그 두 캐릭터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그것은, 누가 뭐라고 말하든 보는 사람이 맞는 것이에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제가 찍어놓은 영화들이 개봉이 미뤄지고 하다가 같은 해에 모두 개봉하는 일이 있었죠. 그때 '식상해지겠다'는 것을 찍은 저희들은 당연히 모두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찍은 작품이니까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끝까지 열심히 알리려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새로운 영화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액션 연기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도 확실히 하고 있었다.
마동석은 "저는 애초부터 액션을 더 많이 찍는 배우였기 때문에, 그 제한도 당연히 더 빨리 올 것이에요. 나이가 들면 결국에는 또 그것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제가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은 지 2년 됐고 그 사이에 작품을 5~6개 했었거든요. 앞으로 몇 작품을 더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을 때 지금부터 10년을 내다봐도 생각보다는 많이 못 할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처럼, 저도 지금 액션을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고 나중에 액션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그 때는 다른 장르의 작품을 하든지, 프로듀서 같은 것으로 영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그런 마음인 것이죠."
마동석은 지난 달 마블 스튜디오가 선보이는 '이터널스'에 출연한다는 내용이 전해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악인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과 더불어 마동석이 리메이크작에도 출연한다는 사실이 함께 알려졌다.
"아직 결정난 것이 없어요. (마블 쪽에서) 얘기해준 것이 없어서 저도 기다리고 있죠. 만약 못하게 되더라도, 이렇게 언급을 해주신 것이 감사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인 마동석은 해외로 활동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는 것에 대해 "당연히 부담감은 있죠. 하지만 저는 세계 어느 곳에서나, 영화를 찍는 것은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담담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늘 캐릭터, 작품마다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변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저를 불러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할리우드 영화도 도전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죠. 묵묵하게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키위미디어그룹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