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25 08:58 / 기사수정 2010.01.25 08:58
- 예상치 못한 '수적 열세' 상황에서도 인테르의 정신력은 굳건했다
[엑스포츠뉴스=유성현 기자] 인테르는 25일 오전 (이하 한국시간) 쥬세페 메아짜 경기장에서 열린 세리에A 2009/10시즌 21라운드 밀란과의 경기에서, 경기 시간 대부분을 한 명이 부족한 10명으로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밀란을 2-0으로 물리치며 올 시즌 '밀란 더비' 두 경기 모두를 승리로 장식했다. '리그 5연패'를 노리는 인테르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던 경기였다.
또 다시 반복된 '퇴장' 시나리오, 인테르와 밀란의 차이 드러내
이날 경기의 가장 핵심적인 장면은 전반 26분에 벌어진 웨슬리 스네이더의 퇴장 상황. 팀 동료 루시우에게 내려진 경고 판정에 항의하던 스네이더는 주심에게 조롱 섞인 동작을 취했고, 주심은 스네이더의 어긋난 행동에 가차없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와 같은 '퇴장' 시나리오는 전반기 밀란 더비에서도 변수로 작용한 바 있었지만, 양 팀의 결과는 판이한 결과를 낳았다.
올 시즌 전반기에 펼쳐졌던 밀란 더비에서는, 전반 중반 가투소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던 인테르가 이러한 이점을 십분 활용해 쉴 새 없는 활동량으로 밀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힌 바 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 이후, 인테르는 끝내 두 골을 더 추가해 4-0의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완벽한 라이벌전 대승을 거둔 경기였다.
반면, 이번 더비 경기에서 당시 상황과 정반대의 기회를 맞이한 밀란은 인테르의 수적 열세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밀란은 후반 들어 선수 대부분이 공격에 가담하며 골을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내내 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끝내 골을 얻는 데 실패했다. 수적으로 유리한 상황 속에서 밀란에게 필요했던 것은 본래 인테르보다 우위에 있던 창의적인 플레이보다는, 지난 더비 당시 인테르가 보였던 쉴 새 없는 활동량이었다.
'적재적소'에서 빛났던 인테르의 골 결정력
전반 중반부터 불리함을 안고 경기에 임했던 인테르가 승리를 가져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전반 10분이라는 다소 이른 시간대에 터진 디에고 밀리토의 선제골이었다. 밀리토는 지난 더비 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번 경기에서도 인테르에게 귀중한 선제골을 안기며 '밀란 킬러'로서의 명성을 널리 떨쳤다.
밀리토의 선제골과 스네이더의 퇴장 이후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지키는 축구'를 펼치면서, 인테르는 드물게 다가온 찬스를 쉽게 놓치지 않았다. 골 찬스가 더딜수록 더욱 큰 기회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위협적인 '셋피스 상황'. 특히 인테르는 11번에 달하는 코너킥 상황을 밀란에게 내주면서도, 오히려 프리킥 한 방으로 경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성과를 거뒀다.
상대팀 밀란이 데이빗 베컴과 안드레아 피를로, 호나우디뉴 등 화려한 키커들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많은 기회의 셋피스 상황을 번번이 허공에 날린 반면, 인테르는 팀내 '프리킥 스페셜리스트' 스네이더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후반 26분 고란 판데프가 천금 같은 왼발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밀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골 찬스가 쉽사리 만들어지지 못했던 인테르로서는, 적재적소에서 빛났던 골 결정력이 승리를 가져다준 원동력이 됐다.
루시우-사무엘 중앙수비진, 밀란의 크로스에 철저한 대비
수적 우위를 점한 밀란의 주된 공격 루트는 대부분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이용한 플레이였다. 경기 내내 밀란이 기록했던 크로스는 인테르의 약 8배에 달하는 무려 45번. 특히 밀란은 베컴의 전매특허 무기인 날카로운 크로스를 주로 이용해 인테르의 골문을 수없이 공략했다.
하지만, 루시우와 사무엘로 구성된 인테르의 중앙수비진은 단단했다. 특히 루시우는 밀란의 스트라이커 마르코 보리엘로를 철저하게 마킹하며 좀처럼 골 찬스를 내주지 않았고, 특히 핵심적인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며 수많은 크로스를 봉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골키퍼 훌리우 세자르의 선방도 빛났다. 세자르는 후반 추가시간 밀란이 얻어낸 페널티킥 상황에서 호나우디뉴의 슛을 감각적으로 막아내는 등 이번 경기에서 수차례 빛나는 선방을 보여주며 또다시 라이벌전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편, 인테르는 이번 경기에서의 승리로, 지난 2006/07시즌 이후 3년 만에 한 시즌 밀란 더비 두 경기를 모두 싹쓸이하며 라이벌 밀란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또한, 인테르는 리그 2위 밀란과의 승점 차를 9점으로 벌리면서 잠시 위태로웠던 ‘리그 독주 체제’를 다시 한 번 갖춰나갈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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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는 인테르의 디에고 밀리토 ⓒ UEFA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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