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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르가 이긴다] 전반기 4-0 대승, 이제는 '더비 스윕'이다

기사입력 2010.01.24 07:13 / 기사수정 2010.01.24 07:13

유성현 기자


전반기 무적 행진을 거듭하며 사실상 리그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보였던 인테르가 무서운 상승세의 밀란을 만났다.

현재 선두 인테르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승점 차를 단 6점으로 좁혀놓은 밀란은, 인테르와 리그 우승을 다툴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상태. 인테르가 이번 더비 경기에서 패한다면 리그 선두 경쟁은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될 전망이다.

1940년대를 장악했던 토리노 이후, 자그마치 60여년 만에 ‘세리에A 5연패’ 달성을 꿈꾸고 있는 인테르로서는 턱 밑까지 쫒아온 밀란의 추격을 뿌리치고 다시금 리그 독주 체제를 갖춰나가려는 계획에 크나큰 위기이자 기회를 맞이했다.

전반기 대승, 최근 상대 전적 우위…두려울 것 없는 인테르

지난해 8월 펼쳐졌던 이번 시즌 첫 번째 밀란 더비는, 역대 전적 ‘69승 61무 69패’로 팽팽했던 라이벌 구도의 균형을 무너트릴 팀을 가리는 양 팀의 ‘200번째’ 공식 대결이라는 점에서 그 승부의 상징적 의미는 더욱 컸다.

게다가 지난 4년 내내 이어져온 양 팀의 한 골차 명승부를 감안한다면, 쉽사리 어느 팀의 우세를 점치기 어려울 만큼의 박빙의 경기를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인테르의 4-0 완승. 밀란의 수비진은 인테르의 거침없는 파상공세에 맥없이 무너지며 기념적인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는 크나큰 굴욕을 맛봤다.

당시 경기는 경기 중반 가투소의 퇴장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나, 밀란 수비진의 약점인 ‘느린 발’을 집중 공략한 인테르 공격 전술의 승리이기도 했다. 전반 종료까지 터진 3골 모두가 밀란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어 이어진 패스를 골 찬스로 연결시킨 경우였다. 특히나 마이콘의 쉴새없는 오버래핑에 밀란의 수비진은 점차 움츠려들 수밖에 없었다.

비단 이번 시즌 뿐 아니라 근래의 상대 전적에서도 인테르가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인테르가 거둔 밀란 더비 성적은 5승 2패. 밀란이 후반기에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상승세만큼이나, 인테르 또한 지난 맞대결 대승을 비롯해 상대 전적으로 쌓아온 ‘자신감’으로 무장되어 있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르의 득점포, 브레이크는 없다

이번 시즌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인테르는, 특히 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당 2득점 이상(경기당 2.15골)을 기록하는 등 공격진의 파괴력이 상당히 매섭다. 공격진의 중심에는 현재 12골로 득점 공동 1위를 마크중인 ‘해결사’ 디에고 밀리토가 자리잡고 있다.

올 시즌 인테르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여러 결승골들을 성공시킨 바 있는 밀리토는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인테르 공격진을 이끌며 왔으며, 특히 지난 밀란전 대승 당시 1골 2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번 더비 경기에서도 밀란 수비진 공략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록 사무엘 에투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인한 공백은 급박한 현 상황에서 짙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겨울 이적생’ 고란 판데프가 지난 라운드에서 골맛을 보는 데 성공하며 점차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인 점은 인테르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밀란의 핵심 수비수이자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알레산드로 네스타가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지안루카 잠브로타 또한 출전이 불투명해 밀란의 수비진은 선수 구성에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테르의 거센 공격력은 한층 위력이 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큰 경기일수록 중요한 셋피스 상황, 인테르도 밀리지 않아

지난 맞대결 때와 같이 한 팀에 급격하게 득점이 쏠리는 상황이 이번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 팀의 한 치도 양보 없는 팽팽한 승부가 펼쳐지거나, 골 찬스가 더딜수록 더욱 큰 찬스로 다가오는 것이 바로 위협적인 ‘셋피스 상황’이다.

밀란은 올 겨울 데이빗 베컴의 임대 영입을 통해 안드레아 피를로와 호나우지뉴 등 기존 키커와 더불어 셋피스 상황에서의 압도적인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 예로 밀란은 이달 초 열린 유벤투스 원정 경기에서 셋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얻어내며 사실상 승부를 일찌감치 가른 바 있다.

하지만, 인테르 또한 최근 셋피스 상황에서의 득점이 적잖게 포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이달 초 시에나전에서, 웨슬리 스네이더가 기록한 프리킥 두 골은 현재 ‘리그 최고의 프리키커’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힘과 정확성을 겸비한 순도 높은 득점이었다.

마리오 발로텔리 또한 셋피스 상황에서 인테르의 공격에 강력함을 더해줄 옵션이다. 감아차기와 힘 조절에 능한 발로텔리의 슛 기술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셋피스 키커로서 무리뉴 감독의 큰 기대를 얻어왔던 바 있다. 이번 경기 선발 출장이 유력한 발로텔리의 ‘겁 없는 활약’도 충분히 주목할 만한 요소다.

[사진 = 전반기 밀란 더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인테르의 마이콘 ⓒ 인테르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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