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6:45
스포츠

영화로 축구 느끼기

기사입력 2006.01.20 11:08 / 기사수정 2006.01.20 11:08

김성진 기자

    바야흐로 축구라는 스포츠가 4년에 한번씩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월드컵의 해가 돌아왔습니다. 오직 축구만을 사랑하는 제 처지에서 보면 월드컵 전후로 반짝 관심만을 받는 그 모습이 못내 안타깝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월드컵을 통해 축구에 대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갖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도 해봅니다.

월드컵의 해를 맞이하여 축구라는 스포츠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어줄 수 있는 축구를 소재로 한 영화 두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12번째 선수가 되기 위한 지침서, 피버 피치(Fever Pitch)

지난 해 국내에서 개봉한 드류 배리모어 주연의 <날 미치게 하는 남자>라는 영화를 아실 겁니다. '피버 피치'는 이 영화의 원작으로 영국 출신의 작가 닉 혼비가 쓴 동명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 한 1997년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아직까지 국내에선 극장에 개봉했거나 비디오 영상물로 소개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 위해선 우스갯소리로 어둠의 경로라고 부르는 P2P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피버 피치의 주인공인 폴 애쉬워드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 이끌려 처음 본 축구 경기는 당시 형편없는 프로팀이었던 아스널의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폴은 아스널에 매료되어 오로지 아스널만 생각하게 되었고 성적이 좋든 나쁘든 아스널만을 응원했습니다. 폴의 꿈이 아스널의 홈 경기장이 있는 하이버리 옆에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을 정도니까요.

  
 


자신의 그 어떠한 일보다 아스널의 일이 중요하다고 여기며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아스널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는 폴. 결국 꿈에 그리던 아스널의 우승으로 폴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지는 듯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또 폴의 열정적인 축구 사랑에 고민하던 여자친구도 아스널의 우승과 함께 폴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더욱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아스널의 우승이 한 몫 하게 되는 셈이죠.

우리네 관점에서 보면 (최근엔 많이 나아졌지만) 마니아에 대한 편견이 오래 전부터 있어와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속에 나온 이들은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되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자신의 인생을 대치시키며 희로애락을 느낍니다. 이들에게 있어 축구는 인생 그 자체이며 삶의 목적인 것이죠.

여러분에겐 자신의 삶을 대치할 만한 그 무언가가 있나요?


Goal!, 모든 이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다

누구나 한번쯤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같은 팀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 골(Goal!)은 일반인들의 이러한 바람이 실현는 영화라 하겠습니다.

국내에 지난해 11월 개봉하기도 했던 이 영화는 축구팬들 사이에선 입소문처럼 퍼져나간 반면 일반 관객들에겐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그 어느 영화 못지않은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과 FIFA의 스폰서인 아디다스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다른 스포츠 영화와는 분명 다릅니다.

<골>의 스토리는 간단합니다. 주인공인 산티아고 무네스는 미국 LA에서 살고 있는 멕시코인입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마추어 축구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산티아고는 글렌 포이라는 왕년의 뉴캐슬 스타 눈에 띄어 뉴캐슬의 입단 테스트를 받아 보라는 권유를 받습니다. 산티아고는 고민끝에 영국행을 결심하게 되고 비 오는 날 뉴캐슬 2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입단 테스트를 받습니다.


하지만 불합격. 글렌은 에릭 돈헴 감독에게 사정해 산티아고의 입단 테스트를 연장하게 됩니다. 산티아고는 자신에게 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2군팀에서의 빼어난 활약을 발판으로 37라운드 풀햄과의 경기에서 1군 데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38라운드. 리버풀과의 숙명의 대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산티아고는 스트라이커 개빈 해리스와 찰떡 궁합을 보이며 뉴캐슬의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 인저리 타임에 극적인 프리킥 결승골로 뉴캐슬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데 일등공신이 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토리에 걸맞게 성공을 위해선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고 유혹에 굴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직 축구만을 생각하는 그 모습에서 내 자신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골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닌 일반인들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축구로 표현한 영화기 때문입니다.

보너스 1) 영화를 보면 축구 마니아들은 한가지 의문점이 생길 겁니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워크퍼밋(영국 취업비자)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비EU 국가 출신 선수의 경우 지난 2년간 A매치를 75% 이상 소화하며 선수가 속한 국가가 피파랭킹 70위이상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능력, 즉 영국축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선수에 한해 워크퍼밋을 발급해줍니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어느것 하나 해당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 19세까지 운영되는 유소년팀에서 활약하다 1군팀에 승격될 경우에는 워크퍼밋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산티아고가 뉴캐슬과 계약을 맺은 것은 1군계약이 아닌 유스팀 계약이고 영화속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산티아고의 나이는 많아도 만 19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너스 2) 영화 중간에 레알 마드리드의 3인방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라울이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베컴은 산티아고에게 레알 마드리드에서 같이 뛰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골은 총 3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고 2편은 월드컵 직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편에선 산티아고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서 활약하는 모습을 담는다고 하는데 영화 속 베컴의 발언은 이것을 염두엔 둔 2편에 대한 암시가 아니었을까요? 

[사진=ⓒ imdb.com ⓒ Goal! 홈페이지]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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