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플레이와 이벤트로 경기장 찾은 관객들에게 기쁨 선사(수원=김형준)18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환자를 돕기 위한 '2005 홍명보-푸마 자선 축구경기'에서는 화려한 출전선수 만큼이나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했다. 비록 추운 날씨속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경기장을 찾아온 축구팬들은 전후반 90분 내내 수많은 골과 다양한 세러모니로 즐거움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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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에 던져진 붉은색 컬러볼(color ball)알고보니...
=오전에 내린 갑작스런 폭설로 경기 시작전까지 하얗게 경기장을 덮은 눈을 정리하지 못해 눈덮힌 피치를 누려야 했던 선수들에게 전반 중반부터는 공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붉은색 "컬러볼"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이 공은 본래 "컬러볼"로 제작된 공이 아닌 흰색공에 붉은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 급히 제작한 "가짜(?!)컬러볼"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기후 입수한 이 붉은색 공에는 눈위에서 구르며 벗겨진 페인트부분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손가락의 지문자국 또한 발견되었다.
비록 깔끔치 못한(?!) 제작과정을 거친 공이었지만 경기장에서, 혹은 TV를 통해 경기를 보게되는 팬들을위한 세심한 배려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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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도 우리팀!
=전반 22분 박주영의 어시스트를받아 골을 성공시킨 김두현은 골 세러머니를 상대편의 최성국과의 하이파이브로 대신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양 팀 선수들의 골 세러모니로 이날 경기에서의 따뜻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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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참 현영민 '임은주 심판의 마지막 경고자'
후반들어 가장 눈에 띈 선수를 꼽자면 바로 2002월드컵 대표팀 위주로짜인 사랑팀의 현영민(울산 현대) 선수.
현영민은 전반 35분경 울산 현대에서 한솥밥을먹는 후배 이호와 장난섞인 몸싸움을 벌인 후 이에 파울을 선언한 임은주 심판에게도 장난삼아 공을 한번 크게 튀기며 항의, 이를 목격한 임은주 심판은 고심끝에 현영민을 불러세워 웃음을 참아가며 경고를 선언,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현영민은 이로서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임은주 심판의 "마지막 경고자"로 기록되었다.
이 밖에도 현영민은 가만히 서서 수비하던 이호 앞에서 "말도 안 될 정도의" 현란한 발놀림을 선보였고, 경기종료 직전에는 멀찌감치 떨어져있는 수비를 확인하고,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드리블을 시도, 잊지못할 선물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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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김병지"히딩크 없는사이..."
=김병지 골키퍼는 한동안 볼수 없었던 "무모한 플레이"를 선보여 경기장을 찾은 이를 즐겁게 했다.
김병지 골키퍼는 후반 막판 상대팀의 공격을 저지하기위해 패널티 에어리어 바깥쪽까지 빠르게 뛰쳐나가 공을 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이전에 가진 평가전에서 이번과 같은 "무모한 플레이" 때문에 히딩크감독의 눈밖에 나며 2002년 월드컵 내내 벤치신세를 지었던 김병지는 당시의 생각이 났는지, 공을 아웃시킨 후 멋쩍은 웃음을 띄며 원위치로 복귀했다.
◈골 터진 후 음악들 "누가골랐니?"
=경기 중 터진 멋진 골과 어우러진 또하나의 요소를 꼽자면 바로 골이 터진후 경기장에 흘러나온 배경음악이다.
전반 박주영이 내준 공을 멋진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김두현의 골 이후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카트라이더" 게임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왔고, 전반 34분 터진 최성국의 골 이후에는 오는 24일 결혼식을 올릴 최성국을 위한 "결혼 행진곡"이 흘러나와 최성국의 얼굴에 함박웃음을 선사했다.
김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