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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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향남의 도전정신

기사입력 2005.11.25 07:52 / 기사수정 2005.11.25 07:52

김광수 기자

   기아 투수 최향남이 삼수 끝에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버팔로 비슨스와 계약, 국내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이상훈, 구대성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선수가 되었다. 계약 조건이 사이닝 보너스 포함 연봉 10만 달러로 국내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새삼 그의 도전 정신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무도 그의 미국진출을 낙관하는 사람이 없었다. 98년 12승을 기록한 것이 커리어 최다이고, 프로성적도 44승에 불과해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그 나이에 무슨 메이저냐? 그러다 말겠지....”라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달 31일에 메이저리그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을 때도 그의 미국 진출의 낙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후 거의 한 달간 메이저리그 측으로부터 어떠한 계약 조건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해외 진출은 좌절될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마침내 연락이 왔다.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계약이었지만 삼수 끝에 국내 프로야구에서 미국으로 진출한 1호 선수가 됐다.

  그동안 프로야구에서 미국으로의 진출을 꿈꿨던 선수는 이상훈, 임창용, 이승엽 등이 있다. 하지만 낮은 수준의 연봉 때문에 번번이 그 꿈을 접고 일본이나 국내 무대에서 다시 뛸 수밖에 없었다. 최향남의 도전이 높게 평가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부분이다. 세금을 공제하면 한국보다 다소 낮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무대에서 뛰겠다는 순수한 도전 정신으로만 이뤄낸 미국 진출이기 때문이다. 빅리그 마운드에 서겠다는 도전 하나가 낮은 대우는 문제될 것이 없음을 그가 보여준 것이다.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아직도 넘을 산이 많다. 일단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 당장 내년 2월 스프링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미국에 통할만한 구질 개발을 해야 하고 구속도 올려야 한다. 캠프에 나갈 몸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나이로 내년 36살이 되는 나이도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그랬듯 그는 좌절하지 않고 그 꿈을 향해 도전할 것으로 확신한다. 500만원짜리 연습생 신분에서 LG의 주축 투수로 성장했고 긴 부상의 터널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그였기 때문이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다.
   

  이젠 국내 프로야구도 빅리그 못지않다. 한기주가 계약금 10억 시대를 열었고 FA로 인해 1년에 10억 이상을 버는 선수가 많아졌다. 미국 진출이 성공을 보장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간 것이다. 하지만 최향남이 보여준 도전 정신은 낮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꿈 하나만으로 이룬 용기를 대우나 기타 문제로 미국 진출을 꺼려하는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미국 진출을 한 김에 빅리그 마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길 기대해 본다.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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