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성남이 가진 무기는 몰리나와 투지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2009년 K-리그의 제왕을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의 남은 한 자리 주인공은 성남 일화였다.

성남은 2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플레이오프'에서 전반 44분 몰리나의 왼발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성남은 챔피언십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에 이어 포항까지 연달아 잡아내며 다음달 2일과 6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놓고 전북 현대와 홈 앤드 어웨이 1, 2차전을 치르게 됐다.

특히 성남은 이날 경기 역시 챔피언십에서 보여주고 있는 몰리나와 쉽게 설명되지 않는 투지 등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 또 한 번의 매직을 일궈내 챔피언결정전 예상을 오리무중으로 만들고 있다.

몰리나 매직

성남의 현재 상황은 몰리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과연 이 선수가 시즌 도중에 들어온 선수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어느새 성남 전술에 녹아들었고, 성남을 이끌고 있다.

지난 7월부터 K-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몰리나는 K-리그 12경기에 출전해 무려 8골 3도움이라는 가공할 만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기세는 챔피언십에서도 계속 이어져 지난 22일, 인천과의 6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최고 평점을 받았고, 25일 전남과의 경기에서는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결승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루저가 아닌 위너'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몰리나는 포항의 거센 공격 속에서도 성남의 공격을 지휘했고, 결국엔 결승골까지 성공시키며 몰리나 매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며 전북을 정조준하게 됐다.

 

만신창이가 만들어낸 투지

챔피언십에서 보여주고 있는 성남의 모습은 여느 때의 성남처럼 V 8을 노리는 제왕의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갈망하는 신생팀에 가까워 보인다.

확실히 성남은 인천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나온 사샤와 조병국, 신태용 감독의 퇴장이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는 듯하다.

전남을 꺾고 2010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획득하며 올 시즌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음에도 포항 전에서 보였던 성남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갈망과 투지는 퇴장으로 생긴  선발 붕괴와 체력 고갈을 정신력으로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전북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올 시즌 주장인 김정우와 부주장인 장학영이 각각 군 입대와 퇴장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또한, 경고 누적의 라돈치치 역시 1차전에 뛸 수 없어 어느 때보다 투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을 가지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성남이 최고의 해결사 몰리나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스쿼드가 만들어낸 투지로 전북까지 쓰러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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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몰리나와 성남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조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