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스카이캐슬'을 통해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시청자에게 인사했지만, 사실 유성주는 연극 판에서 경력이 많은 고참배우다. 연기에 대한 열정만으로 살아왔던 시절 그가 했던 도전들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유성주에게 잊지 못할 데뷔작이 된 드라마 'SKY 캐슬'.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였다.
"처음이니까 다 기억에 남는다. 모든 장면이 아직 선명하게 기억난다. 박수창이 나오는 장면들이 임팩트 있게 치고 빠지는 장면이 많아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굳이 한 장면을 꼽으라고 하면 영재와 재회 신을 꼽겠다. 그땐 아무런 준비도 없는데 자연스럽게 감정이 훅하고 들어왔다. 그냥 저기 끝에서 영재가 걸어오고 있는 걸 보는데 연기를 한다는 생각없이 다 내려놓고 영재를 맞이했다. 그래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현재 그는 새 드라마 '자백'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의 각오는 항상 똑같다. 그래도 드라마라는 매체에 대한 긴장감은 이제 별로 없다. 오직 역할만 생각하고 있다"고 촬영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SKY 캐슬'을 촬영할 때와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SKY 캐슬'을 찍을 땐 모든 게 처음이라 촬영장에서 당황을 하는것도 있었다. 내 역할만 잘 하면 되는게 아니라, 카메라와의 동선 그리고 앵글마다 연기의 차이점 등 다양한 외부요소를 고려해야했다. 이제는 미리 그 점을 알고 들어가서 훨씬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유성주의 연기에 대한 열정은 연극계에서도 유명하다. 그의 열정은 '72시간 연극'이라는 키워드 하나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갤러리 씨어터라는 극단에서 활동했다. 극단 모토가 '회하적인 것이 극적이다'여서 미술 작가분들과 협업을 많이 했다. 작품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듣고, 해외 초청도 다녔다. 그때 '세상에 없는 걸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하나 씩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다가 하루 종일 연극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열 시간이 넘어가는 연극은 이미 있더라. 그래서 이왕 할 거 아무도 못따라올 시간으로 연극을 하자고 결정해서 72시간 연극을 하기로 했다. 그때 연극제에 출품 신청을 했더니 덜컥 받아들여져서 연극을 만들게 됐다. 6개월 동안 연습했는데, 그 과정에서 잘 안풀리 때 엎기도 많이 엎었다. 한번은 4개월 동안 연습을 했던 걸 다 버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방향성을 잡고 72시간 연극을 만들었다. 공연날에 주최측에서 앰뷸런스도 불러놨더라. 우리는 72시간 공연을 했는데도, 정신상태가 말짱해서 다 마치고 쫑파티까지했다. 하하"
이어 그는 다시 72시간 연극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 멤버들과 다시 만나서 한다면 또 다른 72시간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똑같이 하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유성주의 연기 인생은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늦은 나이에 첫 드라마에 도전한 것도 도전 중 하나다. 그에게 또 다른 도전에 대해 묻자 "부산에서 연극을 처음 할 때, 서울로 처음 옮겼을 때, 또 드라마를 할 때 등 계속 낯선 환경에서 신인으로 시작하게 된다. 주변에선 '조금 더 빨리하지'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내 호흡에는 이정도 속도가 맞는 것 같다. 앞으로 또 어떤 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시작을 할 기회가 생기면 또 시작할 것 같다. 언제가 됐든 새로운 도전을 늘 반갑다"고 말했다.
이미 연극에서 많은 역할을 경험해 본 그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역할이 남아 있다.
"거지부터 왕까지 안 해 본 역할이 없다. 선역, 악역, 학생역, 할아버지역 등 신분, 나이, 성격 모든 변에서 다양한 스페트럼을 경험했다. 그래서 이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라는 생각은 잘 없다. 어떤 역할을 맡든 내가 그 역할에 애정을 주고, 어떻게 재창조할까에 집중하는 편이다. 이번엔 박수창을 만나 상류사회의 어떤 부분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별한 캐릭터를 원한다기보다는 이제는 있는 내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역할을 만나보고 싶다. 그런 역할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처럼 배우로서 발전에 매진하고 있는 유성주. 그는 한 아이의 아빠로서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최악의 아빠 박수창을 연기한 그지만, 집에서는 최고의 아빠다.
"실제로 박수창과 나는 많이 다르다. 딸에게 어떤 강요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한다. 학원도 딸이 가고 싶다는 것만 가게 하려고 한다. 지금은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뭘 하든 딸이 하고 싶은 걸 하게 하고 싶다. 만약 연기를 한다고 해도 '고생 많이 하는 직업이니까 하지마'라고 할 순 없는 것 같다. 그냥 응원하고 싶다."
그래서일까 그의 인생 목표에도 중심에는 가족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꿈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은 우리 가족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개개인에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배우로서 꿈이 있다면 연극, 드라마, 영화 어떤 장르에서도 이질감이 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나이가 먹어도 '저 배우는 연기가 질리지 않고, 더 좋아진다'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윤다희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