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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용 '라돈치치 막는 법 알고 있다'

기사입력 2009.11.22 09:58 / 기사수정 2009.11.22 09:58

김재진 기자



[엑스포츠뉴스=UTD기자단/김재진] K-리그 챔피언십 2009 프리뷰

6강 PO 인천 vs 성남-11월 22일 14시 30분, 성남 종합운동장

인천 유나이티드가 4년 만에 K-리그 챔피언에 도전한다.

지난 2009 K-리그 30R에서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이범영의 자책골로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인천은 'K-리그 챔피언십 2009 6강 PO'에서 성남 일화를 상대로 창단 첫 K-리그 챔피언이 되기 위한 플레이오프 첫 관문을 치른다.

인천은 올 시즌 성남전 1승 2무의 절대적 우세로 자신감에 차있다. 성남을 K-리그 챔피언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반면, 성남은 지난 FA컵 역전패의 악몽을 잊고 인천을 상대로 라돈치치와 몰리나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4년 만에 PO 진출 인천, 챔피언으로 가는 길 '성남은 없다'

K-리그 팬들의 뜨거운 가을축제 'K-리그 PO'가 시작된다. 올해부터 'K-리그 챔피언십 2009'로 이름을 바꾼 K-리그 플레이오프는 일 년간의 K-리그를 정리하며 올해 최고의 팀을 뽑는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축제다. 인천은 5위로 정규리그를 마쳐 4위 성남과 6강 PO 단판 승부를 가진다.

인천이 창단 첫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할까? 만약 인천이 성남전에서 승리할 경우 전남과 준 PO를 치르고 2위 포항과 PO를 거쳐 1위 전북이 기다리고 있는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길엔 커다란 선물도 있다. 바로 올 시즌 포항이 아시아를 제패하며 K-리그의 이름을 빛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로의 초청장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은 PO 최종순위 3위까지 주어진다. 즉, 인천은 성남전을 포함 단 2번의 승리로 아시아 꿈의 무대로의 초청장을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남을 상대하게 되는 인천은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사기가 높다. 찾을 때마다 좋은 성적을 안겨준다는 '약속의 땅' 속초에서 플레이오프 담금질을 한 인천 선수단은 창단 첫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열의가 대단하다. 특히 인천의 영원한 주장 임중용은 "이번이 선수 생활 마지막 플레이오프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팀에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선물하고 싶다."라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성남을 상대로 1승 2무의 절대적 우세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성남을 상대하게 될 인천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아 주고 있다. 또 인천 수비수들에겐 성남의 주전 공격수가 인천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이미 알 것 다 아는 라돈치치라는 점도 '오랫동안 사귄 애인'을 만나는 것처럼 전혀 긴장될 게 없어 보인다.

FA컵 역전패, 초보감독 신태용의 플레이오프 해법은?

인천과의 6강 PO를 앞두고 있는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최근 쓰디쓴 경험을 했다. 바로 지난 FA컵 결승전에서 너무 이른 '잠그기'로 다 잡은 우승컵을 떨어트린 경험이다.

성남은 지난 FA컵 결승전에서 전반 초반부터 몰리나의 왼발과 라돈치치의 제공권을 앞세워 수원을 압도했다. 이호와 김정우의 중원 장악도 힘을 보태며 전반전에 라돈치치의 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들어 신태용 감독은 김진용 조동건 등 공격카드를 빼고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것은 수원으로 하여금 수비 걱정 없이 더욱 편안하게 동점골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꼴이 됐다. 결국, 수원 에두의 페널티킥 한방으로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고 성남은 한번 깨진 경기 균형을 다시 되돌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 끝에 수원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FA컵 역전패는 성남과 신태용 감독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성남의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은 K-리그 어떤 팀에 비해서도 '젊은 피'로 구성되어 있다. '젊은 피'의 특징은 뜨겁다는데 있다. 성남이 비록 지난 경기에서 아깝게 우승컵을 떨어트렸지만 그것이 사기저하로 이어지기보다는 K-리그 챔피언십만큼은 꼭 우승하자는 '뜨거운 결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또 신태용 감독으로서도 이기고 있을 때 경기를 잠그는 것보다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여 지고 있는 팀에게 경기 흐름을 바꿀 기회를 주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인천을 상대하는 성남은 기본적으로 이호와 김정우의 중원장악을 바탕으로 최전방에 라돈치치를 배치하고 그 중간에 조동건, 몰리나, 김진용 등 공격 능력이 우수한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여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몰리나의 왼발 능력이 좋아 인천 진영에서의 세트피스 기회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만약 성남이 선취골을 넣었을 경우 신태용 감독은 어떤 전술적 선택을 할 것인가 이다. 지난 FA컵 때의 역전패를 기억하며 계속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단판 승부의 유혹으로 이번에는 더욱 확실한 잠그기를 선보일지 궁금해진다. 분명한 것은 한 번 어설픈 잠그기로 실패한 경험을 가진 신태용 감독에겐 어떠한 선택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투게더!' 임중용과 '허리 아파' 라돈치치의 재회

인천의 2005년 화려했던 시즌을 영화화한 '비상'에서 혼자만 잔꾀를 부리던 라돈치치에게 임중용은 선수들과 함께하라는 의미로 '투게더'를 외친다. 이에 라돈치치는 '허리 아파'로 맞받아치며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두 선수의 충돌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수비의 핵 임중용과 성남 공격의 핵 라돈치치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라돈치치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지난 FA컵 결승전에서 그는 여러 차례 공중볼을 따내며 성남의 선취골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모습은 라돈치치가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지난 2005년 인천에서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임중용은 지난 10R 성남전 이후 라돈치치를 수비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미 다 알고 있는 선수라서 특별히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워낙 힘과 스피드가 좋아서 고생했다"며 라돈치치의 하드웨어를 칭찬한 적이 있다.

최근 경기력이 좋아진 라돈치치와 임중용의 대결은 어떻게 끝날까? 라돈치치와 임중용은 서로서로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이 두 선수 모두에게 똑같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움직임을 알고 있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공격수보다 기본적으로 상대의 다음 동작을 예측하고 움직이는 수비수들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한다.

인천의 또 다른 수비의 측 안재준이 K-리그 모든 공격수들의 특징을 노트에 기록하여 경기전에 항상 본다는 것도 수비수들에게 상대 공격수의 특징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다.

라돈치치를 잘 알고 있는 임중용이지만 결코 방심할 수는 없다. 축구에서 흔히 '알고도 당한다.'라는 말처럼 라돈치치에겐 가끔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는 플레이가 나온다. 임중용으로서는 안재준과 협력하여 라돈치치가 자신의 하드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미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승부처] 사샤의 뒷공간 노리는 인천 VS 몰리나의 왼발 앞세운 성남

두 팀의 승부는 한 골 승부가 될 수 있다. 지면 끝이라는 단판 승부의 특징과 두 팀이 올 시즌 치른 3경기의 승부가 모두 1대0, 1대1, 1대1로 팀당 한 골 이상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설득력을 더한다.

인천은 성남 샤사의 뒷공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사샤는 195cm의 큰 키로 제공권과 힘이 좋아 정면으로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샤는 지난 수원과의 FA컵 결승전에서도 티아고와 에두 같은 힘과 높이를 갖춘 공격수들을 비교적 간단히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사샤는 골키퍼의 앞과 최종수비수의 뒷공간을 노리는 패스에는 번번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큰 키와 힘에 비해 순간 동작이 느린 샤사의 단점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인천의 챠디가 최전방에서 수비수를 끌고 나오는 틈을 이용해 유병수나 김민수, 코로만이 날카롭게 파고든다면 성남의 골문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성남은 몰리나의 위협적인 왼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K리그에서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선보이고 있는 몰리나는 상대팀 수비수로서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선수 중 하나다. 몰리나는 드리블과 패스능력도 갖추고 있어 수비수로 하여금 떨어트려 놓을 수도 가까이 붙어서 막을 수도 없게 하는 대단히 까다로운 상대다.

그러나 몰리나의 진짜 위력은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 능력이다. 성남이 프리킥을 얻게 되면 제공권이 좋은 샤사와 라돈치치, 골 넣는 수비수 김성환이 모두 공격에 가담할 수 있게 되어 인천으로서는 매우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또, 몰리나의 날카로운 프리킥 능력은 상대팀으로 하여금 파울을 범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안겨 준다.

사샤의 뒷공간을 노리는 인천의 공격진과 몰리나의 왼발을 앞세운 성남의 공격진들 중 누가 먼저 선취골을 넣느냐가 중요하다. 올 시즌 세 번의 승부가 모두 박빙의 승부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취 득점이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글= 김재진 엑츠-UTD기자 (jaejin44@empal.com)
/사진= 김지혜 엑츠-UTD기자(hide5-2@nate.com)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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