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독립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활동해 온 남배우 A씨가 성폭력 고발을 당한 내용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자신을 영화배우·미술가 등으로 활동 중인 사람이라고 소개한 여성 B씨는 SNS로 남배우 A씨에게 입은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다.
B씨는 이 입장문에서 "영화배우 A씨에게 2010년 강간, 2011년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0년 5월 새벽에 A씨는 전주국제영화제 관람을 위해 지인들과 함께 숙박하기로 한 공용 숙소에서 만취 상태의 저를 강간했다. 동의나 합의가 없었던 일방적인 성폭력을 겪어야 했다. 또 2011년에는 저의 집에서 저를 강제추행했다. 갑작스러운 추행에 이전 강간 사건의 기억이 떠올랐고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몸이 경직돼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최대한 용기를 내서 거절했지만 A씨는 저를 계속 추행했다. 더욱 완강히 거절하고 나서야 추행을 멈췄다"라고 덧붙였다.
B씨가 말한 일들은 지난 2010년 일어난 일이다. B씨는 9년여가 지난 현재 이 일을 얘기하게 된 이유로 "2016년 10월, '미투'(Me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수많은 고발들이 나오는 것을 보며 당시의 억눌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피해자들의 고통이 공감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사실이 상기돼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힘든 날들을 보내야 했다"면서 2018년 6월 한 SNS에서 'A씨는 강간범이다'라고 말하는 제3자의 글을 보며 더는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는 마음에 공론화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또 B씨가 SNS에 '공론화 고민 중'이라는 글을 쓴 후 A씨가 B씨의 지인과 접촉했던 내용을 전하며 "'공론화를 고민 중'이라는 글을 쓴 날 A씨는 제 지인을 찾아가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했다. 저는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원했지만 그는 거절의 의사를 밝혀왔다. 내 사건은 친고죄 개정 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 법적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렇게 '미투' 고발의 글을 올린다"라고 다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B씨는 "2010년과 2011년의 저는 말할 수 없었다. 당시 성폭력 피해자를 비난의 시선으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두려웠고, 문제의 원인을 내게서만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영화계에서 소외될 것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혼자 고통을 짊어지는 여성이 더 이상 한국 독립영화계에 없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A씨는 지난 달 14일 자신의 SNS에 B씨의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이 글에서 "지난 일을 되짚어봤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관계를 맺었던 사실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했다"고 얘기했다. 또 B씨가 주장한 두 번째 접촉도 동의를 얻은 직후, B씨가 거절해 멈췄었다"고 주장했다.
또 26일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첫 번째 입장문과 변함이 없다"는 상황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 어떠한 완력 행사도 없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과의 자세한 관계 정황을 밝히는 것이 폭력적이라 블라인드 처리한 저의 입장문이 2차 가해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다면 제게는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하고 6000만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거나 강간 가해자로 지목되는 것,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는지를 되묻고 싶다.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제 주변이 아닌, 저만 호명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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