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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와 유럽의 축구 전쟁, 승자는?

기사입력 2009.11.13 13:33 / 기사수정 2009.11.13 13:33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남미 축구를 대표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와 스페인과 대결을 벌인다.

브라질과 잉글랜드는 15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통산 23번째 평가전을 치르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같은 날 새벽 6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 구장' 비센테 칼데론에서 통산 12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와의 남미 예선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월드컵 본선행 막차에 올랐기 때문에 이번 평가전을 통해 마라도나 체제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이다. 반면, 이른 시간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브라질, 스페인, 잉글랜드는 전술에 대한 안정성과 백업 요원들에 대한 점검이 주요 맹점이다.

'남미의 절대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비해, 스페인과 잉글랜드는 월드컵 우승 횟수에서는 열세지만 최근 급격히 상승한 전력을 바탕으로 세계 축구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기 때문에 4개국 모두에게 뜻 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우선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제3국' 카타르 도하에서 경기를 펼친다.

카타르 축구 협회가 브라질에 파격적인 조건을 제안하게 됨으로써 성사된 이번 평가전은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1위와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올리며 자존심을 회복한 브라질이 지난 9월 아르헨티나 원정 경기 이후, 갖게 되는 강호와의 평가전이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준결승 문턱에서 프랑스에 패하며 5위에 머무른 브라질은 파헤이라 감독의 후임으로 '젊은 감독이자 캡틴' 카를로스 둥가를 사령탑으로 앉혔다. 선수 시절, 강인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필드 위를 누빈 수비형 미드필더 둥가는 기존의 브라질이 추구한 공격적인 4-2-2-2전술을 버리고,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4-3-1-2전술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둥가 체제의 브라질은 수비적인 임무를 강조했고 강력한 공격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상대방의 골문을 두드리는 역할을 대신해, 상대방에게 점유율을 내주며 덜 뛰고 더 영리하게 경기하는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번 브라질은 새 얼굴을 대거 발탁하며 약점으로 지적된 백업 선수 정비와 왼쪽 풀백 발굴에 나섰다. 브라질 전국리그가 종반에 돌입하면서 국내파 선수들을 제외한 유럽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을 파격적으로 발탁하며 준 주전급 선수 진에 대한 정비에 들어갔다. 이번 명단을 통해 FC 포르투의 헐크와 리버풀의 파비우 아우렐리우, 올림피크 리옹의 미첼 바스토스, 호펜하임의 카를로스 에두아르도를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특히 헐크는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그의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 슈팅력은 브라질리언 특유의 삼바리듬과 어울려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 주며 플라멩구에서 갱생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아드리아누의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아우렐리우도 더글라스 마이콘, 다니엘 알베스로 대표되는 우측 풀백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왼쪽 풀백의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리버풀 이적 후, 기복을 보여줬지만 2006-2007 후반기부터 좋은 모습을 선사하며 브라질 출신 최고의 왼쪽 풀백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 안정적인 수비력과 무서운 그의 왼발 킥 력은 마이콘과 환상의 조화를 이룰 것이며, 그동안 대표팀에 차출된 안드레 산토스, 필리페 카스미르스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한편, 잉글랜드는 유로 2008 예선에서 크로아티아, 러시아에 밀리며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이탈리아 출신 우승 청부사' 파비오 카펠로를 감독에 부임시킨 이후, 달라진 모습을 선사.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 6조에서 9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며 강호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최근 강팀과의 평가전에서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 프랑스, 스페인에 무릎을 꿇었으며 체코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난타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게다가, 대표팀의 주축 스타인 왼쪽 풀백 애슐리 콜과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 중앙 미드필더 프랭크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 간판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 소속팀 문제 때문에 모두 결장했다. 그럼에도, 그동안 강팀을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잉글랜드가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어떠한 경기를 선사할지 주목된다.

지난 유로 2008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챔피언 자리에 오른 스페인은 10전 전승을 거두며 피파 랭킹이 2위까지 올랐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후,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앞둔 스페인은 '무적함대의 전성시대'를 열어갈 전망이다. 자국리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소리없는 엘 클라시코 더비 때문에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몰리고 있으며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바르사의 스페인 출신 선수들은 세계 축구의 획을 긋고 있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는 부상 위험이 있는 리버풀의 페르난도 토레스와 비야 레알의 마르코스 세나와 산티 카졸라를 제외했지만 '세비야의 특급 날개' 헤수스 나바스를 전격 발탁하며 그의 기량을 시험할 전망이다. 발렌시아의 화끈한 공격을 이끄는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와 바르셀로나의 핵심 미드필더 샤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비롯해 레알 마드리드의 이케르 카시야스, 세르히오 라모스, 샤비 알론소와 아스널의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내로라하는 간판스타들이 강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마술 같은 활약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의 이번 월드컵 예선 성적은 굴욕에 가까웠다. 안방에서 콜롬비아에 1대 2로 역전패당했으며, 칠레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前 아르헨티나 감독' 비엘사에게 지략대결에서 패했다. 볼리비아, 에콰도르와의 고산 지대 원정 경기에서는 시종일관 밀리며 완패했으며, 브라질, 파라과이에 패했다.

특히 안방에서 '영원한 라이벌' 브라질의 계략에 말려들며 1대 3으로 패한 것은 아르헨티나 역사에 남을만한 부끄러운 경기였다. 그럼에도, 우루과이 원정 경기에서 기사회생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은 성공했기 때문에 희망은 있다. 아르헨티나는 최고의 포워드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라도나가 정상적인 선수 차출을 감행한다면 여전히 우승후보이다.

게다가 이번 명단에는 아르헨티나 중원의 큰 힘을 불어 넣을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합류했다. 인테르의 숨은 에이스로 맹활약 중인 그는 공수 양면에서 자신의 재능을 드러내고 있다. 포 백 위에 배치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보호자의 임무와 전방에 있는 공격수에게 볼을 배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점과 공간이 생기면 직접 2선에서부터 문전 쇄도를 시도. 다양한 능력을 지닌 그의 합류는 미드필더진의 무게감을 강화시켜줄 전망이다.

한편, 루빈 카잔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크리스티안 안살디와 부상에서 회복한 막시 로드리게스가 다시금 대표팀에 합류했으며 지난 예선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데미첼리스와 이과인도 차출되었다. '통곡의 벽' 왈테르 사무엘과 '인테르의 주포' 디에고 밀리토는 제외되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월드컵 본선행 진출에 성공한 아르헨티나가 난적 스페인과의 경기를 통해, 강호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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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아르헨티나를 격침한 브라질 ⓒ 피파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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