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관객과 시청자가 알아줄 때까지 열심히 해야죠.” 이제는 배우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병헌은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신과의 약속’에서 승훈 역을 맡아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욕심보다는 선배, 선생님과 융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관객, 시청자분들이 알아채줄 때까지 해야 한다. 아직 멀었다”고 이야기했다.
‘신과의 약속’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넘는 선택을 한 전 부부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지영은 백혈병에 걸린 어린 현우의 치료를 위해 전 남편 김재욱(배수빈)과의 사이에서 준서(남기원)를 낳았다. 성장한 현우(왕석현)의 백혈병이 재발하자 또 한 번 준서의 골수를 이식받는다. 민감한 소재를 공감 가게 푼 덕분에 시청률 9.5%로 출발해 꾸준히 10%대 중반을 유지했다. 마지막회에서는 16.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어떤 선택을 하든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아요. 소재가 파격적이어서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끼면 어떻게 하지 했어요. 다행히도 많은 분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말을 해줬고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줬던 것 같아요. 시청률은 토요일 밤 시간대여서 기대를 많이 하진 않았거든요. 다들 TV를 안볼 것 같았는데 1, 2회가 잘 나왔어요. 토요일에 2시간이나 시간을 내줘 '신과의 약속'을 시청해줘 감사했어요.”
병헌은 천지건설 회장 김상천(박근형 분)의 손자이자 김재희(오현경)의 아들 조승훈을 연기했다. 아무 욕심이 없는 것처럼, 철부지 망나니 엄마를 둔 가엾고 착한 아들 코스프레를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야심을 지녔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물밑 상속 전쟁을 펼쳤다.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왜 저렇게까지 못하지 했던 것 같아요. 많이 아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공부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기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익숙해질 수 없는 길을 선택한 것 같아 힘든데 행복하고 좋은데 무서워요. 스스로 채찍질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내 눈에 허점이 보면 다음부터 실수를 안 하려 하거든요. 그래도 완벽해질 수 없는 게 연기에요. 끝도 없고 폭이 넓잖아요.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연기가 여전히 어렵다는 중년 배우 분들의 인터뷰를 보면 공감이 되고 또 공부도 되더라고요.”
병헌은 아이돌 그룹 틴탑 출신으로 배우로 전향했다. '공장장봉작가', '스페셜라이어', '은밀하게위대하게', 'S다이어리', 그 여름 동물원', '여도' 등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영화 ‘절벽위에트럼펫’, 드라마 '에브리데이뉴페이스', '요술병’, '꽃할배수사대', '실종느와르M', '딴따라', ’식샤를 합시다3’ 그리고 ‘신과의 약속’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나 편견을 지웠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아직은 날 많이 알렸다고는 생각 안 한다. 먼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아이돌로) 활동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억지로) 지우려고는 안 할 거 같아요.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으니 활동을 하는 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는 대로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에요. 하고 싶거나 끌리는 역할이 많지만 정해두지 않고 내 앞에 있는 것들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정해두면 그 역할로만 달려가게 될까 봐요. 제게 주어지고 다가오는 역할을 위해 열심히 하려고요.”
병헌의 차기작은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이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한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를 그린다. 병헌은 전봉준(최무성) 휘하 별동대의 척후인 번개 역에 캐스팅됐다.
“어릴 때 미국에서 살다와서 이번 작품을 통해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많이 공부했어요. 할수밖에 없어요. 감독님이 책을 추천해줘 읽기도 했고요. 제가 액션스쿨을 열심히 다니거든요. 액션신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어요. (웃음) 연습을 하면서 되게 설레면서도 떨려요. 전에 잠깐 한 적은 있는 이렇게 많은 분들과 액션을 한 적은 없어요. 제 몸이 다치는 한이 있어도 정말 잘 해낼 거예요. 기대해주세요.”
병헌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꾸준히 연기하며 배우로서 대중에게 기대를 심어주는 거다.
“시상식은 항상 생각해요. 수상 소감 짤이 많이 있잖아요. 그걸 보면서 부러우면서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설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아닌 고민도 많아요. 그래서 ‘언젠가는’이란 생각을 하면서 하려고 해요. 지금은 ‘녹두꽃’에 집중할 거고요. 목표를 정해두기보다는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지내고 싶어요. 꾸준하게 일하고 싶고요. 언젠가는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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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