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4:27
스포츠

포항과 성남, 승패를 가른 작은 차이

기사입력 2009.11.09 08:34 / 기사수정 2009.11.09 08:3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라는 광고 카피처럼, 작은 차이가 승패를 결정했다.

하루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2009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2009 하나은행 FA컵 결승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성남 일화는 각각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결과는 엇갈렸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포항은 중동의 강호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를 맞아 후반 10분 노병준의 프리킥 득점으로  1-0 리드를 잡았다. 개인기뿐 아니라 조직력까지 갖춘 알 이티하드의 막강한 전력과 이전까지 약간 수세에 몰렸던 것을 감안한다면 포항은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택할 수도 있었고, 선수들 역시 그런 마음을 먹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파리아스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달려드는 상대에 움츠리지 말고 맞불을 놓도록 선수들을 독려했고, 앞선 상황 임에도 황재원과 김형일 두 중앙 수비수에겐 적극적으로 세트 피스에 가담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김재성의 프리킥을 김형일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이날의 결승골을 만들어 냈고,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3회)의 영광을 안았다.

반면, 다음날 열린 FA컵 결승에서 성남은 너무 이른 잠그기를 시도하다 패배를 자초했다.

수원 삼성을 상대로 성남은 라돈치치-몰리나 콤비의 합작으로 전반 26분 선제골을 넣었다. 이전까지 백중세로 진행되던 경기였기에 성남으로선 먼저 승기를 잡은 셈이었다. 그러나 성남은 이후 수비 지향적인 플레이를 펼치다 자멸하고 말았고, 10년 만의 FA컵 탈환에도 실패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수비적으로 간다. 하던 대로 하면 무너트릴 수 있다고 했는데도 선수들이 우리 페이스로 끌고 가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된 것 같다."라고 했지만, 사실 신 감독 본인의 전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반 중반 공격수 조동건과 김진용을 수비수 김철호와 김태윤로 교체한 것은 한 골을 더 넣는 것보다는 한 골을 지키겠다는 신 감독의 생각이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자연스레 성남은 치열했던 전반과 달리 후반 내내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펼치지 못하며 수세에 몰렸고, 정작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투입한 김태윤은 무리하게 티아고를 수비하다 PK를 허용하며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공격의 핵을 이미 빼버린 성남은 연장에서도 역전골은커녕 수비에 급급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태도로 경기에 임한 결과는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졌다. 그렇게 두 팀의 승패는 많은 것을 축구팬과 감독 본인에게 시사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 되는 집, 그리고 안되는 집

FA컵 준우승 성남, '라돈치치 골=승리' 징크스도 깨졌다 

2009 시즌, '되는 집안'으로 탈바꿈한 포항 스틸러스 



[사진=(C) 엑스포츠뉴스 김세훈 기자]



전성호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