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월화드라마 ‘나쁜 형사’에서 채동윤(차선우 분)은 요령과 눈치가 없는 원칙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우태석(신하균)을 만나 형사로서 성장했다. 배우 차선우(바로) 역시 '나쁜 형사'를 통해 연기자로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차선우는 “처음 경험하는 역할이다 보니 다 새로웠다. 형사들이 쓰는 용어나 말투, 액션 등을 준비하면서 하나하나 배웠는데 그 과정이 재밌더라. 촬영하면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았다. 이번 작품은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나쁜 형사’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우태석 형사와 타고난 천재이자 사이코패스 은선재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를 그렸다. 영국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했고 19금을 관람 등급을 택해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차선우가 맡은 채동윤은 우태석을 신뢰하며 함께 범죄를 해결해나갔다.
“‘루터’라는 작품을 원래 알고 있었어요. 루터뿐만 아니라 수사물, 장르물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루터’ 외에도 많은 작품을 봤어요. ‘루터’의 시즌을 모두 본 건 아니지만 알고 있었고 시놉시스를 보면서 흥미가 생겼어요. 제 캐릭터는 원작하고 많이 달라요. ‘루터’에서스티브라는 백인 남자예요. 조력자 역할로, 주로 컴퓨터 앞에서 정보를 전달해주는 캐릭터예요. 스티브를 한국에 가져온 역할이 채동윤인데, 감독님이 새로운 모습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우태석을 보고 배우고 닮아가는 모습부터 새롭게 만들게 됐죠.”
규칙 안에서 안전하게 살아온 채동윤은 여러 사건을 마주하면서 내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앞선 에피소드 중 우준(이재윤)은 아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인이 금세 풀려난 것에 분노했다. 이에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하고 여론을 모으며 정의의 수호자 노릇을 했다. 이 과정에서 채동윤은 “피해자에게 가해자를 용서하라고 말 못 하겠다.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처단자와 우리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속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루터’에 있는 에피소드거든요. 배우들끼리 의견을 주고받고 했어요. 사실 뭐가 맞는 건진 모르겠어요. 아무리 나쁜 놈을 처단해주는 사람이라도, 법을 어기는 건 잘못됐어요. 그런데 피해자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처단자가 복수해주는 거니까 다를 거고요. 동윤이는 처단자 편이었죠. 우태석 팀장님은 원래 피해자의 입장에서 나쁜 놈들을 잡는 사람인데 와이프도 죽고 그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 처단자마저 나쁜 놈이고 다 잡아야한다고 변했던 것 같아요.”
채동윤은 우태석을 믿고 따랐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으려는 우태석과 호흡을 맞추며 원칙주의자였던 그도 조금씩 변화했다.
"동윤이는 경찰대 수석이고 공부로 합격했지만 현장경험은 전혀 없는 친구예요. 자기가 좋아하는 팀장님이자 롤모델 앞에서 긴장하는 캐릭터라 말투도 최대한 다나까 위주로 썼어요. 감독님이 저에게 딱딱한 느낌을 많이 표현해줬으면 했어요. 그렇게 해야 동윤이 자기 방식대로 사건을 해결하고 자유분방한 우태석 팀장을 닮아가고 바뀌는 모습이 잘 드러나니까요.”
극 중 채동윤처럼, 실제의 차선우 역시 신하균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르다. ‘나쁜 형사’를 계기로 신하균이 롤모델이 됐단다. “롤모델이 원래 딱히 있지 않았다. 배울 점이 많은 선배를 보면 ‘닮고 싶다. 이런 부분은 배워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롤모델이 생겼다”라고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신하균 선배님 앞에서 연기하는 게 긴장되고 떨렸어요. 그래서 많이 아쉬워요. 선배님의 에너지를 제가 받아쳐야 하는데 그게 드라마 내내 제일 힘들었어요. 슛 들어가면 선배님의 집중력이 대단해요. 선배님과 같이 대사로 주고받아야 하는데 선배님 앞에만 가면 작아지는 게 느껴져요. 현장에서 보면 짱,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와요.
‘나쁜형사’를 하면서 선배님에게 제일 크게 감사하고 배운 건 작품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이 어때야 하는지 깨달은 거예요. 신하균 선배 같은 대선배도 현장에 가면 항상 긴장하고 매우 집중해요. 저도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힐 때도 있고 어렵고 ‘왜 난 안되는 걸까’하는 나태한 생각을 할 때가 있거든요. 선배님을 옆에서 보면서 스스로 후회하게 되고 더 자책하게 된 것 같아요.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