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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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김서형 "염정아와 대립신, 찍을때마다 숨막혀"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1.30 07:00 / 기사수정 2019.01.30 04:03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SKY캐슬'(스카이캐슬)을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바로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다. 단 한명의 연기구멍도 없었기에, 드라마 방송 내내 긴장감이 지속됐다.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종영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한 배우 김서형이 'SKY캐슬'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말했다.

김서형이 'SKY 캐슬'을 찍으며 가장 많이 만난 배우는 한서진(염정아 분)이다. 늘 김주영 옆에 있는 조선생(이현진)도 있지만, 한서진과 가장 많은 대사를 주고 받았다. 특히 두 사람이 붙는 신은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라 불릴만큼 숨막히는 긴장감을 제공했다.

"시청자들이 느낀 그 텐션을 연기할 때 우리 둘 다 느꼈다. 서로 만나면 기가 빨린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리허설을 몇번이나 해도 본 촬영에 들어가면 정말 기가 빨린다. 둘 다 똑같이 이야기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ng를 한번 내면 계속 말린다. 템포도 떨어지고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바짝 긴장해서 한번에 가는 게 더 좋다. 한번에 간다고 해도 풀샷, 바스트샷, 프로필샷 등 여러 각도에서 촬영을 해야하니 진짜 힘들다. 우리도 촬영하면 숨을 못쉬겠는데, 우리 둘의 그 긴장이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해진다."

그런가하면 어느 누가 와도, 어떤 협박을 해도 당황하지 않던 김주영이 강준상(정준호)에게 멱살을 잡히고 처음으로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다. 김서형은 그 장면 촬영 등 전체에 멍이 다 들었었다고 회상했다.

"정준호 선배가 와서 멱살을 잡는 신에서, 리허설을 한 번만 하고 들어갔는데도 다들 힘들다고 했다. 나는 벽에 부딪히다보니 온 등에 멍이 들었다. 그런 신에서는 모두의 에너지가 폭발해야한다. 리허설을 실제처럼 하다보니 몇번이나 부딪혀야하고, 또 그래서 아팠다. 김주영 사무실에만 오면 누구나 다 텐션이 폭발하는 것 같다."


또한 극중 내내 김주영의 반대편에서 그를 무너뜨리려 한 이수임(이태란)과의 대면신에서 눈꺼풀까지 떠는 연기를 보여줘 '온 근육으로 연기하는 배우'라는 평도 들었다. 하지만 김서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눈꺼풀 연기의 비화를 밝혔다.

"내가 저렇게 연기를 했던 것도 기억이 안나더라. 지문에도 없고, 감독님이 시킨 것도 아니다. 대본을 보면서 김주영은 수임이를 밑에 살마으로 볼거라고 생각했다. '니가 뭘 알아' 이런 콘셉트를 잡고 연기했다. 캐슬 안의 난다긴다 하는 사람 누가 와도 아래로 보는 사람이 김주영이다. 어쨌든 눈꺼풀 연기는 의도를 한 게 아니지만, 이를 방송에서 보고 감독님께 '잘 뽑아 쓰셨네요'라고 했다. 감독님께서 '그럼요, 찍었는데' 이렇게 답해주셨다."

'SKY 캐슬' 내에서 김주영과 가장 좋은 케미를 보여준 배우를 꼽자면 단연 예서(김혜윤)이다. 그는 예서를 포함한 모든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했다.

"선배, 후배를 떠나서 배우면 모두가 경쟁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분들은 예서의 연기를 보고 '김서형에게 밀리지 않았다'고 하시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그냥 나와 김혜윤 모두 배우로서 정상적인 연기를 한 것이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배우들을 뽑을 때 많이 신경을 쓴 것 같긴 하다. 선배들과 많이 붙어야하니까, 오디션 볼 때 그런 점을 집중적으로 보신 것 같다. 또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열심히 해줬다. 다들 제 몫을 했다."

19회에서는 자퇴하는 예서의 사물함에 김주영 선생과 예서의 다정한 스티커 사진이 붙어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걸 어떻게 다 발견한지 모르겠다"며 "예서를 김주영의 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해서 찍은 거다. 평상시 주영이와 예서가 그만큼 친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심지어 엄마도 그렇게 안 놀아주는데, 김주영은 그렇게 해주는 것이다. 스티커 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었다면 재미없었을 것 같다. 그건 그렇게 스티커만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는게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주영의 예서에 대한 집착은 명상실에서 팔찌를 주며 '사랑해 예서야'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극대화 된다. 조금씩 신뢰는 쌓아 팔찌신에서 터뜨릴때까지, 예서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김주영의 모습을 완급조절하는게 김서형의 큰 과제 중 하나였다.

"팔찌를 주는 신에서 나에게 '예서한테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묻길래 나는 고민도 안하고 '사랑해 예서야'라고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명상실에서는 스킨십을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새각했다. 한서진에게서 예서를 빼앗아 오는 과정에서 더욱 밀착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본에 없는 스킨십도 많이 들어갔다. 이런게 쌓이다보니 '사랑해'라는 말을 충분히 할 수 있겠더라. 또한 김주영이 케이에 대한 아픔을 예서에게 투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 대사가 더 자연스럽게 나왔다. 오히려 명상실 밖에서 예서랑 만날 때는 완급조절이 안돼서 힘들었다. 예서에게 무슨 말을 하면서 웃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김서형이 자꾸만 나오더라. 웃는다는 지문에서 자꾸 환하게 웃게 되는데 김주영은 그렇게 안 웃을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케이와 관련된 과거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무슨 말을 해도 의문스러워보이던 김주영. 특히 어떤 상황을 맞이하건 입고리만 씨익 올려 미소 짓는 그의 표정이 미스터리를 가중시켰다.

"대본에 자꾸 김주영이 미소를 짓는 지문이 나왔다. 그게 계속 반복적으로 나와서 감독님에게 '김주영은 정신병자인가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그럴 수 있죠, 어떤 병이든 간에 현대인은 정신병을 앓으니까'라고 해서 그 뒤로는 더욱 히스테릭하게 김주영을 표현했다. 감독님도 지문의 '미소'라는 단어에 갇히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해주셨다. 연기를 25년이나 했지만, 김주영은 정말 보통 여자를 만난 게 아닌 것 같다."

김주영과의 호흡을 말할 때 김주영의 비서였던 조선생(이현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조선생과 김주영의 감정을 묻는 장면에 "사랑이었다"고 농담삼아 이야기하더니, "케미가 좋아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도 있다"는 말에는 "다음에 멜로를 하라고 그렇게 붙여주신 것 같다"며 "현진이에게 미안하다"고 답변했다.

"다들 친하게 지냈지만, 아무래도 김주영과 조선생은 다른 사람들이랑 많이 붙는 신이 없었다. 조금 외로웠지만 뒤돌아보면 바로 조선생이 있었다. 그런데 내가 많이 신경을 못써줬다. 대본 연습때도 다음을 위해 친해지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물론 '밥먹었냐' 이정도의 안부는 챙겼지만, 장난치고 이렇게는 못해줘서 미안하다. 그래도 현진이도 그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 현진이도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19회에서 '태준아'라고 부르며 페어팩스 이야기할 때 김주영과 조선생 모두 외로운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고 찡했다."

'SKY 캐슬'은 포스터부터 기존의 드라마와 달리 여성 다섯명만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여성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세간의 편견과 달라 드라마가 더욱 주목받은 것도 있다. 

"40대 여배우가 이렇게 한번에 많이 보여지는 작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모르겠다. 포스터부터 여성 다섯명 만 나오니 거기에 대한 궁금증은 있었을 것 같다. 마케팅의 힘이 통한 게 아닐까. 성별을 굳이 나눠서 이야기하자면 사실 드라마, 그것도 막장 드라마는 여자 배우가 많이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출연했던 '아내의 유혹'도 여자 배우 둘이 끌고 갔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가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더욱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40대 여자가 엄마 역할이 아닌 다른 걸 하는 것도 있으면 좋겠다. 드라마에서는 40대 여성이 20대 남성과 연애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한 김서형은 또래들과 만나 한 작품을 만든 이번 경험에 대해 '정말 좋았다'고 표현했다.

"나이 또래를 떠나서 다들 경력이 있고, 자기 할 도리를 하니 서로 터치도 없었다. 설사 누가 연기에 대해서 뭔갈 물어봐도 적정선을 지켜서 이야기해줄 수 있었다. 같은 나이대지만, 캐슬 안 네명은 자주 만났고, 나는 자주 못 만났다. 그래도 가끔 만났을 때도 수월했다. 'SKY캐슬' 배우들 전부가 배려와 존중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그건 아역, 성인 가릴 것 없이 다들 좋았다. 그런 것들이 이 현장을 아무 탈없이 흘러가게 이끌었고 그게 좋았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JTBC, 김서형 인스타그램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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