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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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감독 "'극한직업', 모두의 아이디어가 만든 결과"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2.06 11:40 / 기사수정 2019.02.05 23:0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자신 있게 웃기고 싶었다"는 이병헌 감독의 바람이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그 꽃을 피웠다. 지난 달 23일 개봉해 파죽지세 흥행 가도를 달리며 5일까지 9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새해 첫 천만 영화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

전작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을 통해 특유의 유쾌한 개성을 보여줬던 이병헌 감독이 자신의 장기인 코미디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아이템이 좋아서, 놓치기 싫어 빨리 했습니다"라고 웃으며 '극한직업' 이야기를 시작한 이병헌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아봤을 때부터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전작이었던 '바람 바람 바람'은 남다르게 마음을 쏟았던 작품이기도 하지만, 마음에 품어야 했던 부담과 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만난 '극한직업'은 이병헌 감독 스스로에게도 힐링이 되는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대중적인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코미디들은 기획 자체가 사람들이 내면에 갖고 있는 부정적인 것들을 꺼내서 코미디를 하는, 그런 불편함이 있었잖아요. 우리 소재를 불편함으로 희석시킬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고, 그렇기 때문에 소재 자체가 그냥 편안하고 유쾌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명절에 온 가족이 보고 즐거웠으면,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그게 설 즈음이라면 기분 좋은 시작이 될 수도 있겠다 생각했었죠.(웃음)"

실제 '극한직업'은 설 연휴를 앞둔 1월 23일 개봉 후 설 극장가를 사로잡으며 독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생각한대로 개봉일도 설 연휴를 앞둔 날짜로 정해졌다"는 말에 이병헌 감독은 "(제가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설 개봉이 목표는 아니었는데, 명절에 상영되면 굉장히 어울리는 영화라는 생각이 있었죠. 때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라고 다시 한 번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위장창업한 치킨집이 대박이 난다'는 설정 자체부터 웃음이 났다'고 되짚은 이병헌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네다섯 번 소리 내 웃은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그 대사도요. 이 재미있음에 제가 조금만 더 보태면 더 쉴 새 없이 많이 웃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배우 분들도 재미있어 하셨고,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어요. 저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작가와 배우, 그리고 스태프까지 모두의 아이디어가 결집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죠"라고 말을 이었다.

이병헌 감독은 차분한 목소리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저 역시 EBS의 '극한직업'도 잘 보고 있다"며 틈새를 놓치지 않는 유머 시도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합 역시 그 어느 작품보다 잘 맞았다고 자부할 수 있던 현장이었다.

마약반 류승룡·이하늬·진선규·이동휘·공명과 악당 콤비로 등장하는 신하균·오정세,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김의성·김지영·송영규·허준석·양현민·신신애까지 살아있는 캐릭터들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견인한다.

"류승룡 선배님은 저 역시 처음부터 '딱이다!'라고 생각했죠. 아주 잘하실 것이고, 제가 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어요.(웃음) 그리고 장형사, 마형사는 신선한 조합으로 가자는 생각이었고 특히 마형사는 여자 형사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죠. 장형사는 진선규 선배가 하면 무조건 신선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고요. 영호 캐릭터는 안정적으로 연기해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했는데, 이동휘 씨가 잘 연기해줘서 균형감을 맞춰준 것 같고요. 막내 재훈 역시 공명 씨가 신선하게 잘 연기해줘서 다섯 명의 조합이 완성될 수 있었죠."


'극한직업'이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던 비결 중 하나는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나오는 웃음이 한 몫을 했다. 이병헌 감독은 "우리나라 코미디라고 하면 뭔가 마지막엔 눈물 한방울을 섞고 싶고, 메시지도 넣어야 할 것 같은 그런 강박이 있잖아요"라고 웃으면서 "저 역시 신파를 싫어하지는 않아요. 어느 정도의 공감 안에서의 울컥함, '극한직업'도 그냥 누군가는 보면서 약간 울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 정도면 오히려 저희가 전하고 싶던 드라마,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시겠지만 '극한직업'은 감동을 주거나 울리는 것, 그게 처음부터 목적이 아니었던 것이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단편 '냄새는 난다'(2009)를 시작으로 2012년 '힘내세요, 병헌씨'를 통해 주목받았고, '스물'(2015)과 '바람 바람 바람'(2018)으로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조금씩 더해가고 있다.

올해 한국나이로 불혹을 맞았다는 이병헌 감독은 "작가로 일했던 시간은 더 됐고, 연출하기로 맘먹은 것이 10년 전이었거든요. 단편영화 찍은 후에 '10년만 해보자, 진짜 쉬지 말고 한 번 해보자'라고 했던 계획이 생각대로 된 것이죠. 데뷔만 놓고 봤을 때는 목표를 초과달성했고, 쉬지 말고 일하자는 것도 지금까지 실천해왔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 먹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더라고요"라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극한직업'에 이은 차기작 역시 JTBC에서 방송될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결정되며 작업을 한창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병헌 감독은 "이번 작업까지 끝나면 조금은 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라면서, "지금은 '극한직업'을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좋은 이야기들을 듣고 싶은 그런 마음뿐이네요"라고 마음을 전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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