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투수 박종훈이 눈코 뜰 새 없는 비시즌을 보냈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자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굳센 각오다.
박종훈은 지난 2018시즌 30경기에 나와 159이닝을 소화, 14승8패 4.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토종 선발 중 다승 리그 2위, 이닝 4위, 승률(0.636) 4위, WHIP(1.33) 3위.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 1경기와 한국시리즈 2경기를 책임지며 명실상부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도 이뤘고, 가을야구까지 유난히 길었던 시즌을 치렀다.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할 법도 했지만 박종훈은 오히려 더 치밀하게 설계하고, 변화도 모색하며 이른 시즌 준비에 나섰다. 박종훈은 "아직도 아쉽고 불안한 부분들이 있다. 지키는 것과 발전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정은 오전부터 저녁까지 빈틈이 없다. 오전 7시 30분에 기상해 등산으로 하루를 시작, 산에서 내려온 뒤 배드민턴을 친다. 순발력을 키울 수 있는 실내 운동을 찾다 시작한 종목이다. 박종훈은 "스텝과 순발력, 점프 등 도움되는 부분도 많고, 유산소 운동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배드민턴이 끝나면 식사 후 기술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보강훈련 및 스트레칭을 실시한 후 오후 5~6시에서야 운동을 마무리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11월 말부터 가족여행을 떠난 8일 가량을 제외하고 꾸준히 스케줄을 지켜왔다. 불가피하게 운동을 건너 뛴 경우 늦게라도 놓친 부분을 보강했다. 구단 안팎의 각종 행사들은 "우승을 했으니 당연한 것"이라며 이를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하는 일도 없었다. 빡빡한 한 달 여를 보낸 박종훈은 23일 선발대로 1차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로 출국한다.
박종훈은 "작년에는 10월에 시즌이 끝났는데도 여유가 없었다. 이번에는 11월에 끝났다.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우승을 한 것이 정말 좋고, 계속 이랬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휴식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부상 등에 대한 염려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더 못 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월 1일 박종훈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던 축승회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바쁘게 강화SK퓨처스파크로 이동했다. 신인선수 입단식에서 예정된 연설 때문이었다. 선수 대표로 참석한 박종훈은 당시 신인들에게 "프로에서 '절대'와 '무조건'은 없다. 자만하지 말고, 계획적으로 움직여라. 나는 그러지 못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얘기했다. 박종훈이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이유에 대한 답이 되는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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