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문제와 관련된 심각성을 통감하며 '특별조사단' 신설을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 주재의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 완전한 근절을 위한 특별조사단 구성 '국가인권위원장 긴급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남성과 여성, 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임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스포츠인권 문제를 함께 인권의 문제로 다뤄야 하는 그러한 긴급성과 절실함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한 선수의 일상을 전인격적으로 지배함으로써 피해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일생동안 지속되는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의 특수한 구조는 이미 10여 년 전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서 밝혀졌음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은 이제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방관이나 안일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위는 스포츠분야 폭력·성폭력에 대해 일회성·우발적이라기보다 구조화된 체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달이나 입상 등 성과 중심적 문화는 폭력에 대한 면죄부가 되고, 이들 폭력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로 피해자는 명백한 폭력과 성폭력에 대해서도 저항하기 힘들며, 피해 사실을 제3자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관습과 구조라는 분석이다.
인권위는 지난 2008년 11월 중고등학교 학생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와 더불어 '학생선수 인권종합대책'을 발표, 최종적으로 모든 활동을 집대성한 결과물로서 2010년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권고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도 선수권익보호팀을 신설하고 스포츠인권포털을 개설해 신고를 접수하는 등 형식적으로나마 자율적인 신고와 조사 체계를 가주는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기는 했다. 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현재의 사태들이 말해주고 있다.
최영애 위원장은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만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도 현재와 같은 암울한 상황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며 "권고 이행에 소홀했던 정부와 대한체육회뿐만 아니라, 권고 이행 여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국가인권위원회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제 더 이상의 유사한 피해는 발생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 신설'을 발표했다.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및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 공무원도 일부 파견 받아 구성하며, 1년 동안 기획조사, 진정사건조사 및 제도개선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특별조사단의 핵심 과제는 '피해와 가해의 현 실태를 정확히 밝힌 후,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특별조사단을 통해 빙상과 유도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의 전수조사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피해 접수 및 상담은 전국적 단위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성폭력·성희롱 접수창구와 연계될 수 있도록 체계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용기를 내어 법적 절차를 밟기를 원한다면 신속하게 조사 및 구제 조치를 취하고,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률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다는 것이 인권위의 특별조사단 운영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최영애 위원장은 "국가는 폭력과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훈련 환경을 만들 책임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많이 미흡했다"며 "정확한 실태파악부터 시작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 개선, 그리고 국가적 감시 시스템을 완전하게 정착시키는 중장기 계획까지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그렇지만, 최대한 빨리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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