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9 22:02 / 기사수정 2009.10.19 22:02
[엑스포츠뉴스=문학,이동현 기자] 참으로 이상한 경기였다.
19일 문학 구장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는 평소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연달아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 사구 없는 벤치 클리어링
일반적으로 벤치 클리어링은 사구를 맞은 타자가 빈볼이었다는 판단 하에 투수쪽으로 달려들면서 시작된다. 이런 경우에는 양 팀 선수들이 엉겨 붙어 기싸움을 벌이다가 곧 더그아웃으로 철수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문제의 발단이 사구가 아니었다. 4회말 2사 후 정근우가 투수 강습 땅볼을 때리고 1루로 달리는 도중 투수와 눈이 마주쳤다. 두 선수 사이에 몇 마디 말이 오갔고 서재응이 최희섭에게 송구해 SK의 공격이 끝난 직후 양 팀 선수단이 몰려 나와 엉겨 붙었다.
몇몇 선수는 흥분을 참지 못하고 상대팀 선수를 향해 달려들려는 동작을 취해 동료들이 이를 말리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일부 관중은 중앙지정석으로 내려와 KIA 더그아웃을 향해 험한 말을 내뱉는 바람에 KIA측이 항의하기도 했다.
▲ '피안타 0'…글로버 4⅔이닝만에 교체
김성근 감독의 결단이었다. 노 히트 상태에서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건 종종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선발승 요건에 아웃 카운트 하나만 남겨 놓은 상황이라면 쉽게 교체를 결정하기는 어렵다.
SK가 4-0으로 앞선 5회초. 글로버는 김상훈과 안치홍을 각각 범타로 처리해 투 아웃까지는 잘 가는 듯 싶더니 이현곤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이용규는 볼카운트 2-0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김원섭 타석에 좌완 투수 이승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한국시리즈 들어 불펜진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중간 투수를 하나라도 아끼는 것이 중요했지만 김 감독은 단호했다.
이승호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더니 승부구로는 커브를 선택해 김원섭을 땅볼로 유인했다. 경기 흐름이 KIA쪽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위기에서 김성근 감독의 결단이 SK를 살려낸 모양새였다.
[사진 = 게리 글로버 ⓒ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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